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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초저녁 챔프전에 KBL 뭇매…”노력만은 이해해달라”

평일 초저녁 챔프전에 KBL 뭇매…”노력만은 이해해달라”

입력 2015-03-31 17:02
업데이트 2015-03-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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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평일 초저녁에 열리면서 한국농구연맹(KBL)이 몰매를 맞고 있다.

31일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챔프전 2차전은 화요일 경기임에도 평소와 달리 오후 5시에 시작됐다.

원래 경기시작은 오후 7시였으나 지상파 중계를 위해 두 시간 앞당겨졌다.

일과를 마치기 전에 경기가 시작돼 경기장을 찾지 못하거나 생중계를 보지 못하는 팬들은 화가 단단히 났다.

온라인에서는 KBL이 무능하다는 취지의 성토와 김영기 총재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난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KBL이 챔프 2차전을 다수 팬의 요구에서 벗어난 시간대에 잡을 수밖에 없던 까닭은 크게 두 가지다.

후원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게 첫째이고 리그의 자존심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게 두 번째다.

올 시즌 프로농구 경기가 지상파를 통해 중계된 사례는 겨우 5차례에 불과했다.

비교적 흥미로웠다는 평가를 받은 6강, 4강 플레이오프 때는 한 경기도 지상파로 중계되지 않았다.

프로농구를 후원하는 광고주들에게는 분명히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KBL은 고위 임원들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서 챔프전의 지상파 중계를 성사시키려고 노력했다.

겨우 지상파 중계 기회를 얻었으나 이날 2차전의 경우 오후 7시에 미리 편성된 다른 프로그램을 밀어낼 수 없었다.

결국 KBL은 시간을 앞당기더라도 지상파 중계를 강행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지상파 기회가 있으면 우선 배정한다는 내규도 있었다.

KBL 관계자는 “어느 리그, 연맹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광고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중계가 케이블 중계보다 영향력이 광범위해 광고 효과가 큰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KBL과 후원사의 계약에는 5차례 케이블 중계를 한 차례 지상파 중계로 간주한다는 등의 조항이 있기도 했다.

후원사 지원은 리그의 원활한 운영, 리그 자체의 존립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KBL 관계자는 “지상파 중계는 후원사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챔프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며 “리그의 대미를 더 멋있게 장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출범 후 지난 시즌까지 챔프전이 지상파를 통해 중계되지 않은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배정된 평일 초저녁 챔프전은 일단 경기장을 주로 찾는 팬들의 반발을 불렀다.

지난 29일 1차전에서는 관중석에 KBL 총재의 무능을 지적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시즌권을 구매했다가 일정 변경으로 직접 관람이 어려워진 팬들의 항의였다.

모비스 구단 측은 플래카드를 한 차례 압수했으나 팬들은 몰래 따로 준비한 똑같은 플래카드를 펼쳤다. 두 번째 플래카드는 KBL 측에서 회수했다.

KBL 관계자는 “악성 비방을 담은 표현물을 관중석에 방치할 수 없었다”며 “대회 요강이 명시하듯이 홈구단과 연맹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모비스와 KBL은 팬들의 언로를 막으려는 조치라기보다는 악성 비방이 섞여 제지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았다.

KBL 관계자는 “경기를 팬들이 직접 볼 수 없게 된 데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여긴다”며 “하지만 연맹도 리그의 원활한 운영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일정을 변경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모비스는 평일 초저녁 경기가 홈경기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단은 이날 챔프 2차전에 입장할 관중을 2천500∼3천명으로 추산했다.

평일에 열린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각각 4천600여명, 5차전에 5천200여명이 들었던 사실과 비교할 때 손실이 적지 않다. 울산동천체육관은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

주말에 열린 챔프 1차전에는 만석을 채우고도 남는 6천600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모비스는 챔프전 때 코트에서 선보일 레이저쇼도 포기했다. 동천체육관에서는 천장에서 햇빛이 들어온다. 일몰 후에 예정된 경기가 일몰 전으로 바뀌어 쇼를 할 수 없게 됐다.

모비스는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변경의 논란이 확산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아쉽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KBL과 일정을 협의했다”며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농구가 인기가 없다는 것을 얘기하는 꼴밖에 되지 않아 전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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