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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美 프로야구단 지분 사려는 한국의 ‘국부펀드’ KIC 왜 불안불안 할까요

[경제 블로그] 美 프로야구단 지분 사려는 한국의 ‘국부펀드’ KIC 왜 불안불안 할까요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5-03-30 18:14
업데이트 2015-03-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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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처 찾아 삼만리’입니다. 미국 프로야구(MLB) 구단인 LA다저스에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A다저스는 국내 프로야구가 ‘직수출한’ 류현진 투수가 소속된 팀으로 국내 팬층이 두텁습니다.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구단입니다.

그런데 왜 내심 걱정이 될까요. KIC가 2008년 2월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쪽박’ 직전까지 몰렸던 아픈 기억 때문일까요, 아니면 국민연금 수익률(2007~2013년 6.08%)보다 못한 국부펀드 KIC(4.02%)의 운용 능력 때문일까요.

KIC의 LA다저스 투자는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KIC는 구단주인 구겐하임 파트너스로부터 다저스 주식 일부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사들이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KIC는 LA다저스 지분의 19%를 보유한 공동 구단주가 됩니다.

이에 따른 투자비는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홍철 사장은 지난 1월 직접 LA다저스 구장을 방문하는 등 이번 투자에 의욕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IC 관계자는 30일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관심은 투자 대상보다 수익률입니다. LA다저스에 투자해 돈만 번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최근 LA다저스의 매출은 소폭 증가세이지만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MLB에서 선수 연봉이 가장 비싸서 이른바 ‘사치세’(팀 연봉 총액이 상한선을 초과하면 무조건 내야 하는 과징금)를 해마다 내고 있습니다. 수익률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또 흘러나오는 계약조건에 따르면 KIC는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어 구단 운영에 관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물주’ 역할만 한다는 얘기죠.

국가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가 스포츠 구단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꽤 이례적입니다. KIC가 투자수익률이 낮다는 세간의 비판에 자존심이 꽤 상한 모양인데 그렇다고 ‘오버 액션’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5-03-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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