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저먼윙스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것으로 지목된 부기장이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던 것을 숨긴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런 상황들이 사고 보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항공사고 보상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항공사고 보상 전문가인 로펌 어윈 미첼의 짐 모리슨은 국제항공운송에 관한 몬트리올협약은 사망자 1인당 최고 11만3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10만5천 파운드(약 1억7천400만원)에 해당한다.

아울러 항공사는 우선 유족들에게 지체 없이 보상금 조로 1만6천 SDR을 지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저먼윙스는 이날 유족들에게 보상금과는 별도로 5만 유로(약 6천만원)를 보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유족이 경제적 피해가 11만3천 SDR을 넘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경우다.

이때 항공사는 승객 안전에 관한 의무를 등한시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유족이 청구하는 금액을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경우 저먼윙스가 이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모리슨은 내다봤다.

프랑스 사고조사당국이 부기장의 고의에 의한 추락 사고로 판단한 데다 부기장의 자택에서 추락 당일 자를 포함해 병가용 의료 진단서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의료 진단서 기록들이 “부기장이 회사와 동료에게 자신의 질병을 숨겼을 것이라는 판단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부기장은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슨은 “조종사가 비행에 적합하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은 항공사의 의무”라며 여기에는 정신적 건강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항공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부기장이 여객기를 추락시킨 것”이라며 “저먼윙스가 책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액이 1억 파운드(약 1천660억원)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펌 스튜워츠 로의 전문가 제임스 힐리 프라트는 보상금이 수억 파운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항공 사고 유족을 대변한 바 있는 독일 법률 전문가 엘마르 귀에믈라 교수는 결국 보상금은 법정에서 정해질 것이라며 법정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영국과 독일 법정은 유족들이 받은 이른바 ‘심리적 고통’은 고려하지 않지만, 미국에선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론적으로 독일과 영국에서는 아이를 잃은 아픔에 대한 보상은 없다”며 “그러나 미국에선 아이와 함께할 수 없는 삶의 손실 등이 보상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희생된 사람들의 국적은 독일과 스페인 이외 영국, 호주. 이란, 베네수엘라, 미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멕시코, 일본, 덴마크, 이스라엘 등 다양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