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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前대법관 ‘변호사 개업’ 초유의 충돌

변협·前대법관 ‘변호사 개업’ 초유의 충돌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5-03-20 00:30
업데이트 2015-03-20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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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전관예우 우려 자진 철회를” 차한성 “공익 활동 위해 로펌 합류”

전직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놓고 대한변호사협회와 줄다리기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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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성 전 대법관 연합뉴스
차한성 전 대법관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차한성(60·사법연수원 7기) 전 대법관에게 변호사 개업 신고를 철회해 달라고 공개 권고했다. 변협은 “차 전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통해 사익을 취하고 사건을 수임하는 모습보다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의 존경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고 법관 출신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할 경우 동료 대법관이나 후배 법관들에게 사건 처리에 있어 심리적 부담을 주고 때로는 부당한 압력으로 보여 전관예우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랫동안 최고의 명예를 누린 점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이는 최고 법관을 지낸 분으로서 지녀야 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협이 형사처벌 전력이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는데도 대법관 출신이라는 이유로 변호사 개업을 만류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변협은 “몇몇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대법원 상고 사건을 거의 독점해 거액을 받거나 사실상 명의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차 전 대법관의 개업 신고를 반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창우 변협 회장은 성명서를 내기에 앞서 차 전 대법관을 직접 만나 전관예우 근절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업 신고를 자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차 전 대법관은 “공익 활동을 위해 로펌에 합류하는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들은 전관예우 논란을 피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퇴임 후 1~2년은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야 변호사 개업을 해 왔다. 지난해 3월 퇴임한 차 전 대법관도 1년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 교수로 재직했다. 차 전 대법관은 지난달 9일 서울지방변호사회를 통해 변호사 등록을 했다가 지난 18일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하겠다며 서울변회에 개업 신청을 했다. 차 전 대법관은 태평양이 설립한 공익재단법인 동천의 이사장직에 내정된 상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5-03-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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