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백련사 동백꽃
봄이 오는 남녘의 길목.
겨우내 바다의 찬바람과 눈 속에서 붉게 타올랐던
강진 백련사의 동백꽃이 지고 있다.
꽃잎은 아직도 생생하건만,
때가 왔다는 듯 봉오리째 ‘똑’ 떨어진다.
‘떨어진 동백은 낙화(花)가 아니라 절화(折花)’라 했던가.
땅 위에 떨어져 또 한번 꽃을 피운다.
애절하고 처연한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다.
웃는 듯 우는 듯한 표정으로 동백을 노래했던 송창식의 노랫말처럼,
바람 한번 휘이~ 몰아쳐, 서러운 날 흘리는 눈물처럼 ‘후두둑’
그렇게 떨어지고 있다.
애틋한 사랑이 시들까, 아련한 기억들이 흩뿌려질까 두려워
스스로 가녀린 목을 꺾고 있다.
이호정 사진부장 hojeong@seoul.co.kr
2015-03-09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