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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넴초프 공백 메울 차기 리더 물색 부심

러시아 야권, 넴초프 공백 메울 차기 리더 물색 부심

입력 2015-03-03 11:43
업데이트 2015-03-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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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가 피살된 후 러시아 야권을 추스를 차기 리더로 몇몇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뚜렷하게 부각되는 주자는 없다고 영국 BBC와 가디언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야권은 2011년 말 총선이 끝난 뒤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였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세력이 꺾였다.

거리 시위는 폭력사태로 번졌고 다수의 시위 참가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회부돼 형사 처벌을 받았다. 이후 야권의 분위기는 계속 가라앉아 있다.

진보진영 인사들은 러시아를 아예 떠나거나 일상적 삶과 타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시위를 통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더 많다는 걱정이 야권 인사들의 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의회는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주도하는 가운데 3개의 명목상 야당들이 원내에 진출해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 재야권만이 푸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 재야권은 근 10년간 야권에 무관심하거나 노골적 적대감을 갖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찾느라 부심해왔다. 넴초프가 숨지면서 더욱 차기 리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몇몇 인물들이 전국적 지명도를 갖고 있어 물망에 오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부는 투옥돼 있거나 해외 망명 상태에 있는 등 신분상의 제약이 있다.

한때 러시아 최고 부자였던 미하일 호도로프스키는 투옥과 망명을 거듭한 끝에 투핀의 사면으로 2013년 풀려났다. 그는 스위스 취리히에 거주하면서 ‘열린 러시아 재단’을 만들어 정권 교체를 위해 노력하겠고 천명했지만 국내 영향력은 불확실하다.

푸틴 측근들의 부패를 폭로하면서 각광받은 블로거이자 변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2001년말 반정부 시위를 통해 러시아 야권의 기대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의 동생은 최근 3년 반의 실형선고를 받았고, 가택연금 상태인 그는 이번 넴초프 피살 항의 시위에 불참했으며 3일 열릴 장례식 참가도 허가받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의 첫 임기 중 총리를 지냈던 미하일 카시아노프는 2004년 해임된 후 야당지도자로 변신했고 2008년 대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지지자 서명 확보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다.

개리 카스파로프는 22세에 최연소 세계 체스챔피언에 올랐고, 2005년까지 20년간 세계 정상을 지켰으며 은퇴후에는 인권 운동가로 변신했지만 역시 정치적 영향력은 미지수다.

올해 38세의 세르게이 우달초프는 2011년 12월 총선과 2012년 3월 대선을 전후한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야권 인사 중 한 명이다.

이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장벽 가운데 하나는 러시아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전국 TV네트워크에서 사실상 차단돼 있다는 점이다.

코메르산트 라디오 방송의 평론가 콘스탄틴 폰 에게르트는 BBC에 기고한 글에서 야권 명망가들이 러시아 야권을 위해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비관적인 진단을 내렸다.

그는 TV방송 접근이 차단된 것 외에도 러시아 국민들이 무엇보다도 안정을 우선하는 분위기라는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옛 소련의 붕괴로 고생한 경험 탓에 급진적 변화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두려움은 이해할 만하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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