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물가·생산·소비·수출 주저앉았다…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물가·생산·소비·수출 주저앉았다…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입력 2015-03-03 09:59
업데이트 2015-03-03 09:5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정부 “유가하락 따른 현상일 뿐”…전문가 “경기회복 기대심리 만들어줘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는 등 저물가 현상이 심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다.

정부는 저유가 등 공급 측면으로 인한 저물가 현상이라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고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저유가 등으로 2월 소비자물가 0.5% 상승에 그쳐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5% 상승하는데 그쳐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저물가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실제로 2월 물가의 품목별 동향을 봐도 석유류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4.3% 줄었다.

그러나 저유가 등 공급 요인 이전에 실물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 따른 소비위축의 장기화가 저물가 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기업활동의 활성화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책 효과는 빛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월에는 설 수요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소비심리가 그만큼 위축돼 있기 때문”이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가계부채는 늘어나 소비여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부동산거품이 꺼지면서 20년 경기침체가 됐는데, 우리나라도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이 때문에 소비여력이 없어진 것”이라고 우려했다.

◇ 디플레이션 우려 증폭

전날 발표된 수출, 생산, 투자, 소비 등 주요 경기 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마저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자 디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졌다.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5%로 1999년 7월 이래 15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담뱃값 인상 효과 0.58%포인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둔화하는 디플레이션의 정의에 더 근접한 것이다.

정부는 최근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국제 유가 하락 등에 기인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2월의 근원물가상승률은 2.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외부 요인을 제외한 물가상승률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내수와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까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은 지난 1월에 10.0% 감소했다. 같은 달 수입은 16.9%나 줄어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불황 징후가 커졌다.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감소해 2013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광공업생산은 3.7%나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1월 소비도 전월보다 3.1% 줄었으며 슈퍼마켓,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부분의 소매업태별 판매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도 전기·전자기기 등에서 증가했으나 자동차 일반 기계류 등에서 감소해 전월보다 7.1%나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하락이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런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이어진다면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정식 교수는 “물가가 하락하면 소비심리 위축이 확산될 수 있고 그런 심리가 확대되면 내수경기가 더 침체돼 디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며 “정부나 한국은행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디플레로 보기 어려워…내수회복 따라 상승압력 발생할 것”

정부는 2월 소비자물가가 국제 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위험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고 2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6%인 점을 내세우면서 향후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상목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내수 회복에 따라 수요측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도 “물가가 낮은 것은 근본적으로 유가하락과 농수산물 가격하락 등 공급적인 측면 때문이어서 아직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현재 국내 경기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으나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지표가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저물가를 공급이 주도하는 것이라면 소비자 입장이나 우리 경제에 나쁠 게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