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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 무라야마 담화 핵심 부정할 우려 커져

아베 일본 총리, 무라야마 담화 핵심 부정할 우려 커져

입력 2015-01-26 13:59
업데이트 2015-01-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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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해 8월 15일(일본 패전일) 무렵에 발표한 담화(아베 담화, 전후 70년 담화)에 무라야마(村山)담화의 핵심 단어를 그대로 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한일·중일 갈등이 증폭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24일 NHK 토론 프로그램에서 앞선 담화의 키워드를 새 담화에도 마찬가지로 쓸 것인지 질문받자 “그렇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스타일을 표준으로 삼아 (새 담화를) 쓰게 되면 ‘사용했던 단어를 쓰지 않았다’, ‘새로운 단어가 들어갔다’는 자질구레한 논의가 된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새로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단어로는 “식민지배와 침략”,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 “통절한 반성의 뜻”,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이 일반적으로 꼽힌다.

그래서 아베 총리가 키워드를 그대로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은 새 담화에서 이런 표현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무라야마 담화 등 역내 내각의 담화를 “전체로서” 계승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승한다는 것인지 분명히 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에서 기존에 나왔던 표현에 얽매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셈이다.

25일 토론회에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는 “식민지배와 침략을 자질구레한 것이라고 하는 총리의 발언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계승한다는 의미가 국민이나 이웃 국가,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전해지는 표현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며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혼자만의 방식으로의 계승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2014년 1월 중의원에 출석했을 때 오카다 대표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대 내각의 인식을 이어간다며 무라야마 담화의 내용을 인용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무라야마 담화에서 앞부분에 있는 ‘식민지배와 침략으로’라는 부분을 빼고 답했고 오카다 의원이 ‘계승한다면서 왜 이를 빼느냐’고 따졌으나 끝내 본인의 입으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전후 50년인 1995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에 담긴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는 10년 뒤인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고이즈미 담화에 그대로 담았다.

아베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이를 부정하면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이해 한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진행 중인 많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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