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 건수 늘려 성과 평가 인센티브… 일부 공무원 동원 등·초본 신청 꼼수
2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 지자체의 내부 게시글에 따르면 일부 기초 지자체는 소속 공무원들을 동원해 주민등록 초본이나 등본 등을 정부민원포털인 ‘민원24’(www.minwon.go.kr)를 통해 신청하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개인별로 할당량까지 정해놓고, 꼬리가 잡힐까 봐 1인당 몇 건 이상은 하지 못하도록 숙지도 시키고 있었다. 민원24를 통한 온라인 민원 처리 실적이 더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꼼수가 횡행하고 있는 셈이다.
내부망에 게시된 알림글에는 “국도정(국정·도정) 평가와 관련해서…민원24 온라인 신청건수가 항목에 있다”면서 “시간 되실 때 민원24 접속해서 주민등록 등본이나 초본 10부씩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 또 “한 번에 10부씩 하루 최대 99건까지 가능하다”면서 “아침이나 저녁에 짬을 내서 같이해 달라”고 참여를 독촉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알림글에는 평가에 대비해 실적 늘리기 방법을 담은 한글 첨부파일과 민원24 홈페이지 링크까지 포함돼 있었다.
기초 지자체에 근무하는 A씨는 “국정평가(행정자치부의 지자체 합동평가)나 도정평가(광역자치단체의 기초지자체 평가) 모두 민원24 처리 실적은 기본적으로 포함된다”면서 “온라인 민원 처리 비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이 동원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5-01-2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