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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대·사범대 구조조정 불가피…사회수요와 안맞아”

“인문대·사범대 구조조정 불가피…사회수요와 안맞아”

입력 2015-01-25 10:41
업데이트 2015-01-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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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신년 인터뷰 문답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교육의 혁신과 관련해 인문대와 사범대 정원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장관실에서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장관실에서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황 부총리는 지난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수요와 대학이 양산하는 졸업생이 양적, 질적으로 매치가 되지 않는데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며 “지금처럼 모든 대학이 인문대학으로 하면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산업수요 중심의 ‘정원조정 선도대학’을 선정,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대학에 예산을 대폭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황 부총리는 인문학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보지만 그것을 존치하기 위해서라도 사회가 돌아가야 한다”며 대학생의 취업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황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취임하고 나서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소회를 말해달라.

▲ 인사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됐고 신년 업무보고도 마쳤기 때문에 직원들이 아마 착실하게 일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구상하고 약속한 일을 알차게 실천할 때가 아닌가 싶다. 또 사회부총리로서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 간 협업을 활발히 뒷받침해야 한다.

-- 학교폭력이 심각하고 특히 초등학교에서 언어·사이버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 단기적으로 처벌이나 징계 등의 처방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교실 분위기가 중요하다. 지금은 너무 과잉 경쟁이고 점수위주로 라이벌 의식이 많다. 서서히 토론 등으로 친구들과 친화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중학교는 학교폭력이 많이 줄었다. 극단적인 경우가 자살인데 작년 117건으로 매년 줄고 있다. 올해는 1월이 거의 다 갔는데 자살한 중학생이 1명이다. 중학교 수업부터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교육의 재구성을 마쳐야 한다. 교사, 교육내용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학교폭력이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 수능개선위원회가 작동 중인데 그동안 수능 출제·검토진의 특정대 편향, 현장 교사의 낮은 참여율 등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 그것은 거기(수능개선위)에 맡겼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능은 대학교수들이 검토하는 시험구조이다보니 고등학교 교육의 독자성이 없어졌다. 중등교육이 대학교육에 예속되고 대학 예비학교로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수능도 원점으로 돌아가서 근본 문제를 잘 점검해야 한다.

-- 수능 난이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문제은행식 방안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방식 등의 여러 가지 개선 방안이 있고 수능을 한 번만 보는 것에 대한 문제도 있고 시기적 문제도 있다. 그러나 수능 개선위가 신중하게 전문가, 국민의 대표들과 의논하고 있으니까 제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제가 얘기하면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 수능에서 영어 말고 국어, 수학도 절대평가 방향으로 가는 것이냐.

▲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데 한꺼번에 다하면 어렵다. 수학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암기형 수학은 수학이 아니다. 수리적 논리로 풀어야 하는 것이 수학인데 영어처럼 외우는 방식은 안된다. 교육부가 선제적으로 (절대평가 추진을) 하기 어렵지만 전문가, 학부모들의 호소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이번에 영어 절대평가 전환이 성공하고 수학에서도 (절대평가) 얘기가 나오면 신중하게 검토해서 할 일이다.

-- 역사는 한가지로 가르쳐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는데 그것이 국정제가 아니라 검정에서도 가능하다고 보나.

▲ 그 부분까지는 아직 얘기를 안 하고 있다. 교육부 입장은 수능에 (한국사가) 들어가니까 한가지로 가르쳐야지 교실부터 오답을 양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를 2가지, 3가지로 가르치면 국민통합에서 국민들이 걱정을 한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전문가뿐 아니라 국민의 의견을 계속 들어야 한다. ‘국정이냐, 검정이냐’는 물어봐도 부인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대학교육의 혁신은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너무 기업수요 신경 쓰면 기초학문인 인문학 등이 소외된다는 우려가 있다.

▲ 사회적 수요와 대학이 양산하는 졸업생이 양적, 질적으로 매치가 되지 않는데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IT(정보통신) 분야는 사람이 없어서 외국에서 데려오고 사대는 작년에 2만3천명이 졸업했다는 데 실제로 임용되는 숫자는 4천600여명이다. 우리나라에 독어독문학과가 49개가 있다고 하는데 졸업하고 취업하는 학생이 얼마나 되나. 교수님들을 줄이고 학과를 없애라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학생들이 일자리를 얻는데 관심이 있다. 지금처럼 모든 대학이 인문대학을 하면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취업은 되지 않고 교육재정문제까지 맞물려 심각하다.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보지만 그것을 존치하기 위해서라도 사회가 돌아가야 한다.

-- 교육부가 공주대, 경북대 등 국립대가 선출한 총장 후보자의 임용 제청을 거부하면서 여러 가지 오해를 사는 상황이다. ‘정부가 입맛에 맞는 총장을 임명하려고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 인사위원회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부적격이 나오면 장관이 따르고 제청을 하지 않는 것이 그동안 관행이었다. 인사위서 자유롭게 논의해야 되기 때문에 논의 내용을 비공개로 하는 것이고 그것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 나도 처음에는 (제청거부 사유를) 알려주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교육부는 전통적으로 그런 것이 없었다. 만약 (대법원) 판례가 공개하라면 공개하겠다. 대법원에서 결론을 내리고 판례를 확정 지으면 교육부는 그것을 따르겠다.

--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할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이 있나.

▲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과 심도 있게 얘기하고 있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금전적인 것뿐 아니라 사회적 인정이 중요하다. 교원들이 재교육할 길을 열어드리고 차원 높은 공부, 연구도 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담임교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예우와 지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독립유공자를 선정하듯이 ‘이달의 스승상’을 매달 선정하려고 한다.

-- 교육부의 행정을 규제가 아닌 지원에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어떻게 바꿀 생각인가.

▲ 우리가 규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규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아교육, 초중등교육 등 각 분야에서 규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받아서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라고 했다. 그게 교육부가 갈 길이라고 본다.

-- 2013년 폐지된 초등학교 국가학업성취도 평가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는데.

▲ 교육부 정책에서 핵심은 학력을 높이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을 일제고사식으로 성적을 매긴다고 해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했는데 최근 반론이 많이 나온다. 학력 테스트를 하지 않아 학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개선 방향은 테스트를 하되 (결과를) 비공개로 하자, 완전히 연구 목적이나 교육정책에만 쓰자, 또 인성이나 예체능 등을 섞어 종합적인 평가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검토 중이다. 하지만 초등생 국가학업성취도평가 폐지는 대선 공약이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 전체적으로 새로운 교육의 틀을 제시하기 위해 범국가적 기구 등을 만들 생각은 없나.

▲ 올해가 ‘5·31 교육개혁’이 나온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세계가 찬탄하는 교육개혁으로 공이 많다. 그러나 국민의 행복도는 낮고 높은 이혼율과 자살률 등 사회 문제가 생겼다. 앞으로 20∼30년 교육의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짚고 넘어갈 때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교육개혁위원회 등의 기구가 있었지만 대통령은 생각 안하시는 것 같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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