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우리가 납치”… 아베, 인질 몸값 물밑 지불하나

입력 : ㅣ 수정 : 2015-01-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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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 협상 안 하는 美·英 따르자니 자칫 인질 희생 땐 국내 정치 부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측이 일본인 2명에 대한 살해 협박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사실상 인정한 가운데 몸값 요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NHK는 21일 자사와 인터넷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은 IS의 홍보 담당자가 협박 동영상을 공개한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전했다. IS 홍보 담당자는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IS는 이 금액(몸값 2억 달러)보다 많은 돈을 하루에 쓴다. 경제적인 싸움이 아니라 정신적인 싸움”이라고 강조하면서 “당신들의 정부는 몸값을 지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족에게 영상을 확인시키는 등 여러 정보를 고려한 결과 두 인질이 “(전날 보도된 것처럼) 유카와 하루나, 고토 겐지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IS 관계자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는 요르단, 터키, 이집트 정상과의 전화 회담을 통해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중동 순방 일정을 앞당겨 이날 오후 귀국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명 중시” 방침을 밝힌 아베 총리지만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IS의 몸값 요구에 응하는 것과 거부하는 것, 공식적으로는 거부하되 물밑에서 협상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모두 나름의 정치적인 부담이 따르는 탓이다. 일단 몸값 요구에 공개적으로 응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미국과 영국 등 동맹국이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구를 거부해 인질들이 살해될 경우 닥쳐올 국내의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다.

결국 IS에 영향력을 가진 국가나 현지 유력자를 통한 간접 협상에 나서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물밑에서 몸값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고위 외교관은 “공식적으로 일본 정부는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의 몇몇 경우 지불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로 공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1977년 도쿄발 프랑스 파리행 항공기를 납치한 적군파에 인질 석방 대가로 600만 달러를 지급한 적이 있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2004년에도 이라크 반군에 포로로 잡힌 일본인 3명의 석방과 관련해 몸값을 냈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교도통신은 지난해 11월 고토의 부인에게 발신자가 IS로 추정되는 몸값 요구 이메일이 왔다고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요구액은 20억엔(약 183억원) 이상으로, 살해 예고는 없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5-01-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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