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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3명 목숨 앗아간 질소…왜 위험할까

근로자 3명 목숨 앗아간 질소…왜 위험할까

입력 2014-12-26 23:19
업데이트 2014-12-2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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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78% 차지…밀폐공간에 누출되면 산소 옅어져

26일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으로 지목된 ‘질소가스’는 어떤 물질일까.

질소(N)는 그 자체로는 독성을 지닌 물질은 아니며, 오히려 공기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물질이다.

질산이나 암모니아 등의 질소화합물을 구성하는 물질이어서 산업 현장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다만 독일에서는 연소를 돕지 않는 이 물질을 ‘질식시키는 물질’이라 불렀고, 이 표현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한자어(질소·窒素)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될 만큼 특유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현장에서는 빈번히 질소로 말미암은 질식사고가 발생한다.

이런 유형의 질식사고는 이번에 사고가 난 밸브룸이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대형 탱크 등에서 주로 일어난다.

밀폐된 공간에 질소 유입이나 누출로 농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산소 농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보통 공기의 21%가량이 산소인데, 그 농도가 16% 아래로 떨어지면 사람이 질식할 수 있다.

문제는 질소 농도가 짙어져도 유독가스처럼 사람이 즉시 반응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집중력 저하, 호흡수 증가, 근육 기능 저하 등 신체기능에 이상이 오지만, 이를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소방당국이 이번 사고 직후 측정한 밸브룸의 산소 농도는 14% 수준이었다.

당시 밸브룸에서 근로자 2명이 먼저 쓰러졌고, 이들을 찾으러 온 1명이 구조 과정에서 역시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 온산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통상 산업현장의 밀폐된 공간에 들어갈 때는 산소 농도를 측정하고, 작업 중간에도 환기와 산소농도 측정을 자주 해야 한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4시 30분께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현장의 밸브룸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돼 대길건설 안전관리 직원 손모(41)와 김모(35)씨, 안전관리 용역업체 KTS쏠루션 직원 홍모(50)씨 등 3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 대한 정밀 감식에 들어갔으며, 27일 다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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