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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불발…中 안방보험만 입찰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불발…中 안방보험만 입찰

입력 2014-11-28 00:00
업데이트 2014-11-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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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매각계획 타격, 공자위 내달초 후속책 논의

우리은행 경영권을 매각하려던 정부의 4번째 시도가 또 좌절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1년여동안 준비해온 매각작업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향후 우리은행 매각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정부가 직접 나선 매각이 4차례나 불발함으로써 국제적으로 한국 금융당국의 위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28일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 마감 결과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중국의 안방보험 한곳”이라며 “유효경쟁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작업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56.97%)을 쪼개 30%를 경영권 지분 일반경쟁입찰로, 나머지 26.97%를 소수지분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안방보험 한곳만 입찰에 나섬으로써 두곳 이상 경쟁이 이뤄져야 하는 유효경쟁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면서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당국의 규제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글로벌 금융사로서의 도약을 위해 막판 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금융 업무를 취급하는 안방보험은 자산만 7천억위안(한화 약 121조원)이나 되는 중국의 대형 종합보험사다. 지난달에는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천만달러(약2조1천억원)에 사들여 자금력을 과시했다.

당초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던 교보생명은 막판 검토끝에 포기했다. 교보생명은 입찰 마감직전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 공동 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인수 참여를 유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입찰 포기’가 아닌 ‘유보’라는 표현을 써 추후 재도전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이번 입찰에서 중국계 자본의 참여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유효경쟁 자체를 무효화했다는 분석과 입찰가격을 낮추려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이 유효경쟁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내달초 회의를 열어 후속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 안방보험이 응찰한데다 교보생명도 입찰의 미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유효경쟁 성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년 추가 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번 매각 실패를 놓고 책임론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끝으로 금융지주회사의 인수합병(M&A) 시장이 한계를 맞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로 자본력이 있는 재벌사의 진입이 막힌 상태에서 처음부터 입찰 후보자체가 나서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계자본 진출에 대해 국민은 물론 정부까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점도 유효경쟁을 어렵게한 요인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매각수익 극대화’라는 법적 의무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데 몰두해 시장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섣불리 입찰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정부가 우리은행 지분의 프리미엄을 받겠다는 생각과 경영권을 한꺼번에 팔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지분을 30% 이하로 쪼개 과점주주 형태로 매각하면서 우리은행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매각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외환위기 당시 부실금융기관 인수를 위해 우리금융에 12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2001년 4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후 4차례의 블록세일과 공모, 배당금, 파산배당금 등을 통해 지난 5월말 현재 5조8천억원을 회수했다. 투자자금 대비 회수율은 45.1%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은행 매각을 자신하며 2010년~2012년 3차례 입찰을 시도했지만 친정부 인사가 수장이었던 산은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이 인수후보로 등장했다가 ‘관치금융’ 논란끝에 하차, 매각이 무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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