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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기 아베’ 깜짝 돈잔치… 수출기업들 엔저 직격탄

‘윤전기 아베’ 깜짝 돈잔치… 수출기업들 엔저 직격탄

입력 2014-11-01 00:00
업데이트 201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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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추가 돈풀기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가뜩이나 미약한 성장 회복세를 더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얇아졌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수출기업들은 중국 성장 둔화와 엔저(엔화가치 약세)라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이 최근까지는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단가를 내리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수출 단가 자체를 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철강, 기계 업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정되는 엔·달러 환율에 한국이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 “결국 기업이 자체적으로 적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정책의 어려움도 더 커지게 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돈을 더이상 안 풀겠다고 선언했고 일본은 돈을 더 풀겠다고 공언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기로 한 이상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우리 상황에 맞게 독자적으로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엔저 가속화에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채권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138%로 전날보다 0.058%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는 초유의 ‘기준금리 1%대 시대’(현재 연 2.0%)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회의적인 시각이 현재로서는 더 많다.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이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을 넘어섰지만 원·달러 환율도 크게 오르면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6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원·엔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엔화가치 약세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것이라는 얘기다.

‘윤전기 아베’(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별명)의 돈 풀기가 우리 경제에 꼭 악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로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 우리 경제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4-11-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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