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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성애 인정 확산…논란도 여전

미국 동성애 인정 확산…논란도 여전

입력 2014-10-31 00:00
업데이트 2014-10-3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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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커밍아웃’은 현재 미국에서 부는 동성애 인정 확산에 촉매제 노릇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여러 연예인과 기업인 등 유명인이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혀 미국 내 소수 그룹인 동성애·양성애·성전환자(LGBT)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아왔지만, 전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애플 총수의 자기 고백은 여타 공인의 발언과 비교할 때 남다른 무게를 지닌다.

크고 작은 자리에서 동성애자를 줄곧 지지해 온 쿡이 동성애자임을 공개 선언한 것은 최근 급속도로 바뀐 미국 내 분위기 덕분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5일 미국 법무부가 알래스카, 애리조나, 아이다호, 노스캐롤라이나, 웨스트버지니아, 와이오밍 주의 동성결혼을 추가로 인정함에 따라 미국 50개 주에서 동성 결합을 인정하는 주는 특별행정구역인 워싱턴DC와 32개 주로 늘었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결혼을 이성 간 결합’이라고 규정해 동성 결합한 커플의 각종 경제 혜택 향유를 막는 1996년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리고 이달 초 5개 주의 동성 결혼 금지 상고를 각하하면서 동성 결혼 인정 요청은 그야말로 들불처럼 미 전역에 번졌다.

동북부 매사추세츠 주가 2004년 5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이래 2000년대 말까지 손에 꼽을 정도이던 동성 결혼 인정 주는 2013년 8곳, 2014년 16곳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동성 결혼 인정 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61.4%(약 1억9천400만 명)를 차지한다.

동성 결혼을 금지한 주는 중북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3개 주와 남부 보수 ‘바이블 벨트’인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테네시 주 등으로 10년도 채 안 돼 소수로 전락했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연방지방법원이 무더기로 동성 결혼을 인정한 것에 불복한 각 주 정부가 연방항소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이나 현 추세라면 다양성과 평등 강조 차원에서 동성 결합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1970년대 이후 밀어닥친 이민 물결로 백인·앵글로 색슨족·프로테스탄트(WASP)라는 미국 인구의 주류 지형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만큼 쿡의 당당한 동성애자 선언은 미국 사회가 인권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거둬들이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커밍아웃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도 남아 있는 이상 쿡과 애플도 적지 않은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성 결혼 합법화 후 종교적 신념 때문에 결혼 승낙서를 발부할 수 없다며 법복을 벗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판사들과 미국프로풋볼(NFL)에서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뒤 두 팀에서 차례로 방출당한 마이클 샘(18)은 여전히 높은 차별의 벽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개인의 성적 취향을 인정하지 않는 소수 시민층과 동성애자를 신의 섭리에서 어긋난 죄인으로 규정한 일부 기독교 보수층이 합세해 격렬하게 애플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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