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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한 핵탄두 소형화’ 판단…”ICBM 탑재는 아직”

미 ‘북한 핵탄두 소형화’ 판단…”ICBM 탑재는 아직”

입력 2014-10-26 00:00
업데이트 2014-10-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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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소형화 능력과 탑재 능력은 별개” 선긋기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 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하면서 이 문제가 워싱턴 외교가의 초미 관심사로 떠올랐다.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기술진전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장거리 운반체에 핵탄두를 실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본토 방어를 위한 미사일 방어(MD) 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일 수밖에 없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시각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언급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의 성공여부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통한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고 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해 2월 핵군축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했고 이를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차 핵실험 자체가 바로 소형화 능력을 검증하려는 의도였다는 해석도 제시했다.

북한 전문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방문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핵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내폭설계를 연구해왔다”며 “2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북한 과학자들이 그 같은 능력확보에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군 고위인사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미군이 첨단 정보자산을 활용해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정보판단일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외교가가 ‘소형화’보다 더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거리 마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다.

이는 핵미사일의 ‘실용화’를 가늠해주는 척도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 본토에까지 다다르는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이는 ‘게임 체인저’(국면전환)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지적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소형화된 핵탄두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한이 실험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유보적인 판단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핵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ICBM에 탑재해 발사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며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소형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을 뿐이지, 탑재할 능력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아직 실험하지 않은 상태이며 (ICBM) 발사능력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를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에 다다를 수 있는 장거리, 특히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탑재에 성공하려면 핵탄두와 ICBM 개발에 대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이 진전되고 있으나 미사일 탑재 등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북한이 시간과 노력을 더 들인다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은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해 북한의 동향을 정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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