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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미운오리’ 스나이더, 가을 백조로 변신(종합)

[프로야구] ‘미운오리’ 스나이더, 가을 백조로 변신(종합)

입력 2014-10-23 00:00
업데이트 2014-10-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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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신세를 면치 못하던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

스나이더 투런 홈런포 작렬
스나이더 투런 홈런포 작렬 22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경기.4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LG 스나이더가 투런 홈런포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스나이더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4회 1사 1루에서 흐름을 완전히 LG 쪽으로 돌려놓는 쐐기 2점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에릭 해커의 시속 141㎞ 직구가 약간 높게 실투성으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0m 아치를 그렸다.

스나이더의 홈런으로 만든 추가 2점은 후반 이후 NC의 거센 반격을 버텨내는 힘이 됐다.

스나이더는 앞서 19일 열린 1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와 볼넷 1개로 1타점·1득점하는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두 경기 연속으로 LG 타선의 중심축 역할을 한 것이다.

정규리그에서의 성적을 떠올린다면 놀랍기만 하다.

조쉬 벨의 대체 선수로 7월 초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스나이더는 올 시즌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0과 4홈런에 그쳐 기대를 밑돌았다.

개막전부터 뛴 NC의 용병 타자 에릭 테임즈가 타율 0.343과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스나이더는 부상까지 겹쳐 8월 말에는 골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고, 이후에도 주전에서 밀려나 주로 대타 요원으로 경기를 뛰었다. 대타 타율조차 0.100에 불과했다.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로 나서야 하는 외국인 타자를 향한 기대치를 고려한다면 스나이더는 LG에서 ‘계륵’이나 마찬가지였다.

양상문 LG 감독이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의 ‘다크호스’ 후보로 스나이더를 꼽을 때에도 실제로 활약하리라는 믿음을 가졌다기보다는 팀이 활력을 얻기를 바라는 ‘희망’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자 양 감독의 말은 희망이 아닌 확신이었음이 드러났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의 타격 메커니즘에 문제가 없음에도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의아하게 여기고 타격 코치와의 상의를 통해 해법을 찾았다.

체크를 해 보니 시력이 좋지 않아 초점을 잘 맞추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렌즈를 교체했다.

그리고 1차전부터 클린업 트리오의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폭탄 타순’인 6번에 스나이더를 배치하고 믿음을 실어줬다.

스나이더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맹활약으로 양 감독의 믿음에 답했다.

1차전에서 폭풍 같은 타격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3회 ‘깜짝 도루’를 시도해 실책까지 유도한 끝에 사실상 상대의 ‘백기’를 받아내는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이날 2차전에서는 장쾌한 대포 한 방으로 간절히 필요하던 추가점을 만들고 팀에 2연승을 선사했다.

미운 오리이던 스나이더가 우아한 백조로 재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스나이더는 “렌즈를 바꾼 후 공을 더 잘 볼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지고, 조급하지 않으니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니 내가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돼 더 집중하려 했다”고 최근 활약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어 “도움이 되고 싶었음에도 경기를 뛰지 못해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감독님이 날 선택해 주셔서 영광이고, 정규시즌에 잘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날리고 팀의 우승을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 야구가 좋다”며 “포스트시즌에 잘해서 내년에도 다시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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