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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각료 2명 비위로 낙마…아베정권 타격

일본 여성각료 2명 비위로 낙마…아베정권 타격

입력 2014-10-20 00:00
업데이트 2017-08-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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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상·법무상 같은 날 사임’여성이 빛나는 사회’ 삐끗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여성이 활약하는 사회 만들기’의 기치 아래 지난달 발탁한 여성 각료 2명이 비위 의혹으로 20일 낙마했다.

오부치 유코(40, 小淵優子) 경제산업상(경산상)과 마쓰시마 미도리(58, 松島みどり) 법무상은 이날 총리 관저에서 잇달아 아베 총리를 만나 사표를 제출했고, 아베 총리는 이를 즉각 수리했다.

아베 총리는 곧바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과 야마타니 에리코(山谷えり子) 납치문제 담당상에게 각각 경산상, 법무상 임시대리직을 겸임시킬 것을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두 각료의 사표를 수리한 뒤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을 임명한 책임은 총리인 나에게 있다”며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 2차 아베정권 출범 이후 각료가 비위 의혹으로 중도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부치와 마쓰시마는 지난달 3일 아베 내각에서 처음 단행된 개각을 통해 역대 최다와 타이인 5명의 여성 각료가 기용됐을 때 나란히 내각에 진입했다.

아베 총리는 두 각료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막고 정권 운영에 미치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 중용’을 과시하며 입각시킨 여성 각료 5명 가운데 2명이 임명된 지 47일 만에 낙마한 만큼 아베 총리의 정권 운영과 관련한 구심력 저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된다.

도쿄신문은 20일 ‘추궁당하는 자민당 체질’이라는 제목 하의 기사에서 오부치 문제와 관련 “오랫동안 자민당 정권에서 추궁받아온 ‘정치와 돈’의 문제가 다시 분출돼 아베 내각의 정권운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친구 내각’으로 불렸던 지난 2006년 9월 1차 집권 때 각료들이 실언 등으로 잇따라 사임하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1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당시의 ‘각료 사임 도미노’가 이번에도 재연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사임한 각료 2명 외에도 에토 아키노리(江渡聰德) 방위상이 본인의 자금관리단체로부터 약 350만 엔을 받은 뒤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수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아베 총리의 각료 임명 책임을 국회에서 철저히 추궁하는 한편 에토 방위상에 대해서도 공세의 날을 세울 계획이다.

이날 동반 사임한 두 각료는 모두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선거구 유권자들에 대한 기부행위 의혹이 문제시됐다.

오부치 경산상은 ‘오부치 후원회’ 등 복수의 정치단체가 선거구(군마<群馬>현) 지지자들을 위해 2010년 등에 개최한 ‘공연 관람회’ 회계보고서에서 참가자들이 낸 회비 수입과 이들 정치단체의 지출액 사이에 수천만 엔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거나 관련 기재가 아예 누락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결국, 유권자들에게 공연 관람행사 비용의 일부만 부담하게 하고, 나머지는 정치단체가 대신 부담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유권자에게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쓰시마 법무상은 지난여름 자신의 선거구(도쿄도)에서 열린 축제 때 본인 의정활동 내역과 캐리커처가 새겨진 ‘부채’를 돌린 것이 문제가 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선거구에 부채를 돌리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기부’에 해당한다며 마쓰시마 법상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도쿄지검 특수부가 20일 고발장을 정식으로 수리했다.

그는 야당 등의 추궁에 “지역 유권자의 관심이 높은 내용 등을 (부채에) 인쇄해 토의자료로 돌린 것으로 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고발장이 수리되면 법무장관인 자신이 수사 대상이 되는 점등을 감안해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오부치 경산상은 2000년 총리 재임 중 뇌경색으로 작고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딸로 부친의 선거구를 이어받아 26살 때인 2000년 중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 때 34살 나이로 저출산 대책 각료로 취임, 전후 최연소 입각 기록을 세웠다. 만 40세 나이에 중의원 5선에 각료 2차례 역임의 경험을 쌓은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장래의 여성총리 후보감으로도 꼽히는 한편 아베 내각의 ‘간판스타’로 주목받았다.

그는 사표 제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 회계 처리 등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으나 의원직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쓰시마 법무상은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으로, 오부치 경산상과 같은 2000년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뒤 현재까지 4선을 했다. 법무상 임명 직전에는 경제산업성 부(副) 대신을 역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정에 지체를 초래하고 국민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아베 내각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지만 부채를 배포한 데 대해서는 실정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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