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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많고 안전은 없다

축제는 많고 안전은 없다

입력 2014-10-20 00:00
업데이트 2014-10-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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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만 495개… 졸속 준비 많아 당일치기 공연은 파악도 안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현장에서 환풍구 붕괴로 16명이 숨지는 대형 인명참사가 발생하면서 가을철에 특히 집중된 전국 지역 축제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걷기 무서워진 환풍구
걷기 무서워진 환풍구 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9일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 1번 출구 앞 인도에 설치된 환풍구 위를 시민들이 무심코 지나가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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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가을 축제(9~11월)는 모두 495건에 이른다. 올 한 해 진행되는 지역 축제 1013건의 절반 규모다. 다음달 40건을 비롯해 모두 126건의 크고 작은 가을 축제가 개최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 지자체가 단체장의 업적 쌓기나 지역 수익 사업 차원에서 행사를 졸속으로 준비하거나 축제 참가자 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대형 안전사고가 빈발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현장에도 안전요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 10월 11명이 사망한 경북 상주 자전거 축제 압사 사고와 2009년 2월 6명이 숨진 경남 창녕 화왕산 억새 축제 화재 사고 등도 모두 안전 대책이 미흡해 발생한 ‘인재’였다.

특히 판교테크노밸리 축제처럼 행사 기간이 짧으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안전관리 책임을 놓고 부처 간 ‘핑퐁’식 떠넘기기도 큰 문제다. 이번 참사와 관련,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판교 축제는 하루만 진행돼 우리가 파악한 지역 축제 목록에 없었고, 관리 대상도 아니었다”면서 “문화 공연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하는 행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체부 관계자는 “사고 당시 진행된 공연은 지역 축제의 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방재청 등) 여러 부처가 관련된 행사”라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9월 ‘가을철 지역축제 안전관리실태 점검 계획’에서 지역 축제 10개를 사전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송영호 대전과학기술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지역 축제 등 소규모 행사에서 주최 측의 자체 점검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무대 주변에만 그치곤 한다”면서 “모든 위험 요소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10-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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