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훈·이석우 공동대표 체제로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카카오가 4개월간의 준비를 마치고 1일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닻을 올렸다.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합병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카카오는 이날 서류상으로 사라진 회사가 됐다. 새 배의 주인은 최대주주인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22.2%)이다. 키는 최세훈 전 다음 대표와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가 공동으로 잡았다.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법인인 ‘다음카카오’의 공식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오른쪽), 최세훈 공동대표가 손을 맞잡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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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강력한 소셜그래프를 가진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과 다음의 검색 서비스를 합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개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합병 발표 이후 다음은 맞춤형 검색과 지도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았고, 카카오는 금융, 결제, 뉴스, 쇼핑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서비스 영토 확장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김 의장은 다음카카오에서도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한다. 그러나 그는 다음카카오의 주요 정책결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지난 9월부터 다음의 제주도 본사와 한남동 사무실, 카카오의 판교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모바일 사업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등 여러 주문을 했다.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돕기 위해 설치한 ‘원 태스크포스(TF)’의 팀장직도 맡았다.
회사는 약 3200여명(다음 2600명, 카카오 600명)의 직원 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공을 들여왔다. 특히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팀’ 단위로 조직을 구성하고 임직원 간 호칭도 모두 영어 이름으로 바꿨다. 최 대표는 “이름을 새로 지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지난 4개월간 영어 이름 사용에 대한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니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의견교환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음은 이름에 ‘님’자를 붙였고, 카카오는 영어 이름을 써왔다. 합병 법인의 본사는 다음의 제주 사옥으로, 서울의 통합 사무실은 판교 지역의 건물을 임차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나, 확실한 해외 거점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다음카카오가 해외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경쟁에서만큼은 네이버 독주체제에 제동을 거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 추정치는 약 10조원으로 상장 시 코스닥 시총 1위기업으로 올라선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4-10-02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