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 피해자 커리어우먼 많아서 놀랐어요”

입력 : ㅣ 수정 : 2014-09-2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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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영화제 산파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관객이 ‘영화제라고 해서 왔는데 다큐멘터리만 틀어 주냐’며 나무라시더라고요. 어떻게 대중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죠.”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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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여성인권영화제의 ‘산파’인 송란희(37)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24일 가장 인상 깊었던 관객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영화제는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송 처장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한 뒤 2003년부터 여성의전화에서 활동가로 나섰다. 그는 “책으로 가정폭력 피해 사례 등을 접할 때는 머리로만 이해했던 것 같다”면서 “실제 상담하러 오는 피해자 중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커리어우먼’도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여성인권영화제는 이처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 인권침해 현실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006년 막을 올렸다.

영화제 초기에는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처장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주제이지만 영화를 통해 좀 더 가깝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관람객들이 여성인권에 대해 충분히 탐구할 수 있도록 부대행사도 비중 있게 준비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영화 상영전 현장에서 ‘전국 공정연애 실력고사’를 진행해 이른바 ‘데이트 폭력’을 되짚어볼 기회를 마련했다.

영화제 예선 심사위원도 맡은 송 처장은 “인권 전반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줄 수 있는 작품을 뽑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종종 의아해하지만 여성인권영화제에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을 다룬 영화뿐 아니라 군대 내 폭력을 소재로 다룬 작품도 많다. 그는 “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군대에서 남성들이 어떻게 폭력에 길들여지는가 하는 점”이라며 “군에서 폭력에 익숙해진 이들은 사회에 나온 뒤에도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nell@seoul.co.kr
2014-09-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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