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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도 웃는다, 크리켓의 그녀들

지고도 웃는다, 크리켓의 그녀들

입력 2014-09-23 00:00
업데이트 201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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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첫 출전 한국여자 대표팀 조별리그 2연패로 예선탈락 했지만 대회내내 파이팅… 투지는 금메달감

아시안게임 ‘초년생’ 한국 여자 크리켓이 결국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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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인천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홍콩과의 조별 예선 2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한데 어울려 기뻐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한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인천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홍콩과의 조별 예선 2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한데 어울려 기뻐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한국은 22일 인천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조별 예선 C조 2차전에서 57-92로 크게 졌다.

20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진 한국은 이로써 2연패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에 머물러 사실상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개막을 불과 6개월 앞둔 지난 3월 결성된 대표팀이었다. 배드민턴 생활체육 강사 출신인 46세 주부부터 전직 운동선수, 체대입시 낙방생까지 구성원도 가지각색이었다. 크리켓이 무슨 운동인지도 모르고 덤빈 이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예선 탈락은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잘 싸웠고 부끄럽지 않게 졌다.

홍콩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한국 수비는 쉬운 공마저 놓치기 일쑤였다. 범실에 반비례해 홍콩의 점수는 빠르게 올라갔다. 한국은 20오버 동안 6개의 아웃을 잡는 데 그쳤다.

야구의 투수 역할을 하는 ‘볼러’가 6개의 공을 던지면 1오버가 된다. 타자 역할을 하는 ‘배츠맨’이 공을 치든 치지 못하든 상관없이 6개의 공이 1오버다. 야구는 3아웃으로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반면 크리켓에서 공격권을 얻으려면 10개의 아웃을 잡거나 20오버를 견뎌야 한다.

20오버를 다 쓴 홍콩은 무려 92점을 올렸다. 중국전에서 49점을 낸 한국에 92점은 버거운 점수였다. 그럼에도 한국의 파이팅은 훌륭했다. 선수들은 한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마다 마치 경기에서 이긴 것처럼 서로 얼싸안고 웃었다.

점수 차는 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안나와 김정윤은 상대 볼러의 공을 강타해 각각 포런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채 20오버를 다 견디지 못하고 10아웃으로 무너졌다.

골프선수 출신인 주장 오인영은 “운동한 기간 자체가 달랐다. 쉽지 않을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면서 “중국보다 홍콩이 훨신 셌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꼭 이겼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한국 언론의 외면에 대한 서운함도 표현했다. 오인영은 “외신의 관심이 오히려 컸다. 6개월 운동했다고 하니 깜짝 놀라더라”라며 “(크리켓도) 컬링처럼 중계했다면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쓰게 웃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4-09-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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