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구멍난 靑 인사 덧난 밀실인사

구멍난 靑 인사 덧난 밀실인사

입력 2014-09-23 00:00
업데이트 2014-09-23 03: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송광용 前수석 검증부실 논란

임명 3개월 만에 돌연 사퇴한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내정 사흘 전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또다시 청와대의 ‘구멍 난’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가 송 전 수석의 위법 혐의를 알고서도 임명을 강행했을 경우 청와대 스스로 인사 검증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 확대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22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송 전 수석이 연루된 고등교육법 위반 사건은 지난 16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나흘 뒤인 지난 20일 송 전 수석이 전격 사퇴했다. 청와대 등이 사퇴 배경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과거 비위 행위로 수사를 받게 돼 송 전 수석이 경질됐다는 정치권의 소문과 상통하는 부분이다.

통상 고위직 인사 후보군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개인 비리나 가족 관계 등을 포함해 폭넓게 사전 검증을 한다. 그럼에도 내정 사흘 전에 경찰 소환 조사까지 받은 인물을 수석으로 임명해 3개월 만에 자리를 공석으로 만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송 전 수석은 내정 당시부터도 말이 많았다. 정수장학회 이사 출신으로 서울교대 총장을 지낸 그는 제자의 연구 성과를 가로채고 학교 부설기관으로부터 거액의 수당을 불법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등교육법 위반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청와대가 이를 미리 알았을 것이란 점을 들어 송 전 수석의 사퇴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전히 송 전 수석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일제히 함구하고 있다. “잘 알지 못한다”거나 “말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 전부다.

인사 검증 ‘구멍’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한 새누리당 초선 의원은 “알고도 임명을 강행한 거라면 당시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건데 누군가는 판단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러니까 정부의 인사를 미스터리 인사, 밀실 인사라고 하는 것”이라며 “김기춘 비서실장은 송 전 수석의 사퇴 배경에 대해 국민들에게 즉각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09-23 2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