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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마산 vs 진해, 갈등·분열의 불씨 된 야구장… 화합 묘수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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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새 야구장 입지 선정 ‘충돌’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경남 창원지역의 분열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경남 창원시가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홈구장 입지를 전격적으로 바꾼 뒤 지역에서 분열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안상수 시장이 최근 NC의 홈구장을 전임 시장이 결정한 진해구 옛 육군대학 자리에서 6·4 지방선거 공약대로 마산종합운동장 자리로 바꾼 것이 발단이 됐다.
창원시 제공



전임 시장 때 진해지역으로 결정됐던 야구장 입지를 새로 취임한 안상수 시장이 마산지역으로 바꾸자 진해구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진해구민들은 잇따라 항의 집회를 열어 시장 사퇴를 요구하며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의 옛 진해시로 되돌아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해 출신 시의원들이 10일 넘게 단식농성을 하는 가운데 마산지역 시민들은 안 시장의 결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화합과 단합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야구장이 오락가락 행정 때문에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돼 버렸다.

시는 박완수 전 시장이 지난해 1월 진해구 옛 육군대학 자리로 결정했던 야구장 입지를 최근 마산종합운동장 자리로 번복했다. NC 구단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안 시장은 지난 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C의 진해 야구장 사용불가 입장이 확고한 상태에서 창원시는 기존 입지를 계속 고수할 수 없게 돼 NC의 입지변경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입지변경을 발표했다.

안 시장은 “NC가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연고지를 울산이나 성남, 포항 등으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혀 시가 입지를 진해로 고수하면 시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며 변경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창원시는 이달 초 시민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3%가 마산종합운동장 입지변경 요구에 동의했다는 조사결과도 공개했다.




안 시장은 진해구민들의 상실감을 달래기 위한 대안으로 “육군대학 터에 첨단산학연구단지 조성과 창원문성대 제2캠퍼스 유치를 조속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관련기관과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야구장을 뺏긴 데 대한 진해구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끓어오르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에서 진해 출신 김성일 의원은 “야구장까지 빼앗아 가고 뭐하는 짓이냐”며 안 시장에게 계란 2개를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박재현 부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공무원 27명이 다음날 김 의원을 폭력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 공무원노조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진해구 지역 6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진해발전추진위원회는 지난 16일 시청 앞에서 구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고 안 시장 사퇴와 야구장 입지를 진해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윤철웅 진해발전추진위원장은 “안 시장이 새 야구장 건립계획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않으면 진해시를 되찾는 투쟁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해구 출신 시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시의회 앞에서 번갈아가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진해 출신 김성찬 국회의원도 “안 시장이 야구장 입지를 마산으로 바꾼 것은 진해구민을 무시하는 독선적인 행동”이라면서 “진해시 분리운동을 추진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의회 의장을 진해구 출신 유원석 의원이 맡고 있어 앞으로 시정에 대한 의회 협조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 의장은 야구장 입지 변경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안 시장이 의장단과 한마디 상의 없이 입지변경을 발표한 데 분노한다. 의회 협조가 없으면 시의 어떤 사업도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마산지역은 안 시장의 결정을 반기고 있다. 마산지역 단체 등으로 구성된 마산야구타운조성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15일 환영 성명서를 내고 진해지역의 거센 반발과 행정의 일관성 훼손 비판까지 감수하며 야구장 입지를 변경한 안 시장의 용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NC 구단도 “마산은 야구 역사가 깊고 야구에 대한 열기도 뜨거운 곳이어서 야구장 입지로 적합하다”며 “시장과 시민에게 감사드린다”고 환영했다.

당초 시는 2010년 NC를 유치하면서 5년 이내(2016년 3월)에 2만 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새로 짓겠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약속했다. 이에 따라 시는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마산종합운동장,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 등 3곳을 후보지로 선정한 뒤 지난해 1월 30일 진해육군대학 부지를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KBO와 NC 구단은 진해지역은 야구장 입지로 접근성과 흥행성이 떨어져 부적절하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양측은 시가 야구 흥행보다 창원, 마산, 진해 3개 도시가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나타난 지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로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며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시는 야구장 입지 결정이 프로야구의 흥행·발전성뿐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등 정책적 판단도 중요하다며 맞서다 지난 2월 NC와 협의해 보겠다고 물러섰다. 야구장 입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던 안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입지 재검토를 위한 각계 의견을 들은 끝에 박 전 시장의 결정을 번복했다.

시는 마산종합운동장 자리에 새 야구장 건립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입지 변경에 따라 타당성 조사와 정부 투·융자심사를 다시 하고 도시계획 변경 및 공유재산관리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용암 시 새야구장건립사업단장은 “마산종합운동장 건물을 허물고 새 야구장을 짓는 공사를 내년 하반기 시작해 늦어도 2018년 하반기에는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장 규모는 진해에 계획했던 야구장(2만 2000석, 국비 250억원·도비 200억원·시비 628억원 등 1078억원)과 비슷하다.

시는 요구를 들어준 만큼 NC로부터도 야구장 건립비용 협조를 얻어낼 계획이다. 프로야구 1군 2년차인 NC는 현재 마산야구장을 사용하며 리그 3위의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야구팬들은 가을야구를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는 현재 사용하는 마산야구장을 그대로 쓰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시는 NC구단 유치조건으로 야구장 건립을 약속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1만 3700석 규모의 마산야구장은 1982년 건립됐다. 임시 구장으로 쓰기 위해 시에서 100억원을 들여 2012, 2013, 2014년 3차례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좁고 가파른 관중석 등 구조적인 부분은 고칠 수가 없어 경기와 관람에 불편함이 많다.

야구팬들은 선수와 관중들의 안전과 수준 높은 경기, 재미있는 관람 등을 위해서는 빨리 새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4-09-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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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