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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기술로 엔고 극복 도요타에 배우고 적대적 노조관 탈피… 파트너 인정을”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기술로 엔고 극복 도요타에 배우고 적대적 노조관 탈피… 파트너 인정을”

입력 2014-09-15 00:00
업데이트 2014-09-1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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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 위기 해법

전문가들은 위기의 해법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 위기는 환율 등 외부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위험요소를 방치하기만 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질병에서 불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높아져만 가는 환율 탓을 하겠지만 기업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면서 “구조적으로 환율은 늘 변동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력이 있을 때 독보적 기술력을 키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준비에서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업체에 배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대 후반 이후 5년 이상 ‘슈퍼 엔고’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제품 기술력을 올렸고 이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해 왔다. 초대형 리콜 사태 이후 한때 ‘도요타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이 줄을 이었지만 보란 듯이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업계 1위로 재도약했다.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완성차 업체부터 부품사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는 당장 장사가 잘된다는 이유로 단기간에 팔릴 차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부품업체는 현대차라는 든든한 국내 공급체를 거머쥔 채 연구개발에는 안이한 면이 있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독보적인 기술력인 만큼 과감한 연구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과거 10여년간 현대차그룹이 품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매진한 덕에 지금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보다 정확한 미래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불거지는 파업 등 노사문제와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을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생산공장 중 한국공장의 생산성은 하위권이라는 지적을 받는데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대규모 투자 없이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생산성 향상이란 공동의 목표로 시간단위로 경직된 임금체계 등을 노사가 함께 고민한다면 생산성 이슈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주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해묵은 문제인 만큼 경영진이 먼저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노조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려운 일 같아 보이지만 미국 GM이나 독일의 폭스바겐 등도 이런 공존 방식을 현실에 적용해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09-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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