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3-0 완파… 18라운드 이후 6경기서 4승 상위리그 맹추격
프로축구 인천의 반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올 시즌 클래식은 33라운드까지 성적을 따져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으로 여섯 팀씩 가르는데 5승9무9패로 승점 24를 쌓은 인천은 어느새 상위 스플릿을 넘보게 됐다. 이날 현재 6위 울산(승점 33), 7위 FC서울(승점 31)과의 승점 차는 각각 9와 7.
이날 완승은 인천에 여러모로 값지다. 22라운드까지 리그 8위와 최하위 12위의 승점 차는 2에 불과해 23라운드 결과에 따라 강등권이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 인천아시안게임 일정 때문에 24라운드부터 29라운드까지 여섯 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치러야 하는 인천으로선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을 불러 모아 “이제 당분간 홈경기가 없기 때문에 경기장을 찾아 주신 홈팬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기자”고 독려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부산도 파그너와 임상협을 앞세워 강등권 탈출 의지를 불태웠지만 인천의 의지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보는 전반 21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39분에는 김도혁의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김도혁은 후반 27분 이보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으며 프로 데뷔 골까지 성공했다.
사실 인천의 숨은 공신을 뽑자면 남준재였다. 지난 시즌까지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던 그는 개막전 득점 이후 공격 포인트가 없어 시즌 초반 10경기 무승의 한 원인으로 꼽혔다. 결국 문상윤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고 공교롭게도 그때부터 팀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인천 합류 이후 터뜨린 12골이 모두 여름 이후에 몰려 있는 그는 이날 한 달 보름 만에 선발 출장, 줄기차게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19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 냈고, 전반 40분 이보의 추가골도 그의 집요한 측면 공략에서 시작됐다.
인천은 그의 복귀로 문상윤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생기는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고, 이천수에게만 몰렸던 ‘공격 편식’도 덜게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4-09-01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