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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김재원 빠지세요”…與 이완구 처음 만난 유족들 호통

“주호영·김재원 빠지세요”…與 이완구 처음 만난 유족들 호통

입력 2014-08-26 00:00
업데이트 2014-08-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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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대응’ 시작한 새누리

“이완구 원내대표를 만나고자 했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나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 양반들 보고 싶지 않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교통사고라고 한 사람, 일반인 유가족들하고 이간질한 거 아닙니까. 빠져 주세요.”(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

“이간질한 거 하나도 없고요.”(김 원내수석부대표)

“증인 데리고 올까요. 빠지세요.”(김 위원장)

“여러분들 예의를 지킵시다.”(이 원내대표)

“두 분이 먼저 안 지켰잖아요.”(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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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이 25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면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병권(맨 오른쪽) 가족대책위원장이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라는 주호영 정책위의장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주 정책위의장 등에게 면담에서 빠지라고 요구하자 이완구 원내대표가 일단 면담을 시작하자며 설득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이 원내대표, 주 정책위의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이 25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면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병권(맨 오른쪽) 가족대책위원장이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라는 주호영 정책위의장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주 정책위의장 등에게 면담에서 빠지라고 요구하자 이완구 원내대표가 일단 면담을 시작하자며 설득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이 원내대표, 주 정책위의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25일 진행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대책위의 면담은 험악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날 면담은 이 원내대표가 유가족을 처음 만나는 자리라 꽉 막힌 정국의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테이블에 앉자마자 시작된 유가족의 ‘호통’에 진땀을 뺐다. 그러면서도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는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했던 주 정책위의장, “세월호대책위와 달리 일반인 유가족들은 재합의안을 지지한다”고 전했던 김 원내수석부대표를 두고 “면담에서 빠지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당사자들의 해명에도 유가족들이 재차 퇴장을 요구했고 결국 이 원내대표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중재에 나서면서 일단 면담은 재개됐다.

그러나 곧이어 김 원내수석부대표와 일반인 유가족의 면담 경위, 주 정책위의장의 발언 취지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주 정책위의장도 교통사고 발언에 대해 작정한 듯 “말씀 안 드리려 했는데. 말씀드리겠다. 제가 한 말 앞뒤 다 들으셨나. 지켜야할 원칙이 있고 논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적극 변호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이 원내대표는 면담을 황급히 비공개로 전환했다.

비공개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특검 추천권, 3자 협의체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언제든지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새누리당이 단식 현장을 찾지 않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면담 직후에는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로 오해를 씻고 소통했다”며 “앞으로 진정성을 갖고 계속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 유경근 대변인도 “서로 많은 불신이 쌓여 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게 큰 수확이라면 수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의견 일치를 이룬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다. 몇 차례 더 만나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측은 27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3자 협의체 등을 둘러싼 ‘공회전’은 이미 면담 전부터 예고됐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면담을 앞두고 “3자 협의체를 수용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우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잘못을 여당에 전가하고 있다”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면담에 ‘한 줄기 기대’를 걸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한 셈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08-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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