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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박영선 ’유가족 설득 여부’ 중대 시험 직면

’위기’의 박영선 ’유가족 설득 여부’ 중대 시험 직면

입력 2014-08-20 00:00
업데이트 2014-08-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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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안산 경기도미술관에서 세월호가족대책위를 찾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대책위 대표단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일 안산 경기도미술관에서 세월호가족대책위를 찾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대책위 대표단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19일 여당과 극적으로 타결한 세월호 특별법 추가 협상안에 대한 추인을 유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리더십에 또다시 ‘상처’를 입었다.

지난 4일 ‘무당무사(無黨無私)’를 내세워 7·30 재·보선 참패의 늪에 빠진 제1야당의 비상대권을 받아든지 보름만이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인 지난 15일 “폭풍의 언덕에서 무지개가 뜨길 기다린다”고 했지만, 아직 비바람은 걷히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강경파에 휘둘려 지난 7일의 1차 여야 합의안을 무산시킨데 이어 이번에는 유가족들의 ‘입’만 바라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기력증을 드러냈다. 당 재건을 위해 갈 길이 ‘구만리’이지만, 구심점을 잃은 채 극심한 혼선을 겪으며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7일 합의가 ‘백기투항’이라는 거센 반발에 직면, 사면초가에 처하자 절치부심하며 돌파에 나섰다. 그 결과물로 19일 특검 추천권 문제에 있어 여당의 일부 양보를 끌어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선을 다해 협상했다”고 ‘성과’를 강조하며 “과연 이 이상 어떠한 추가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는가”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의원들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당에 특검 추천권 부여’라는 당초 기대치에 못미치자 유가족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의총에서도 “국민과 유족에게 합의사항을 설명하고 충분한 대화를 한다”는 어정쩡한 결론으로 귀결됐다.

강성 이미지가 강했던 박 원내대표는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맡은 뒤 대화정치 복원 등을 내걸고 변신을 시도해 왔다. 비대위원장이라는 ‘독배’를 들면서는 “낡은 과거와 단절하겠다”며 ‘투쟁정당 탈피’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 첫 작품으로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 1,2차 합의안이 일단 ‘좌절’을 맛보면서 과거 내세웠던 선명성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세월호법 파동을 겪으며 ‘독단적 리더십’ 논란도 발목을 잡았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최종 담판을 앞두고 이날 뒤늦게 당내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사전에 유가족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점은 여전히 ‘뼈아픈’ 대목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강경파를 비롯, 당내 우군그룹이 등을 돌리며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1차 합의 당시 재협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문재인 의원은 이날 의총에 참석하는 대신 광화문에서 단식 중인 유족과 함께 끼니를 거른 채 농성장을 지켰다.

새정치연합이 20일 저녁 7시로 잡힌 유가족 총회까지 결론을 보류하면서 박 원내대표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며 ‘시간벌기’에 들어갔다. 결국 그 사이 유가족을 설득하느냐 여하에 따라 당론 추인 여부도 좌우될 것으로 보여 중대 시험대에 섰다.

박 원내대표가 냉랭한 유가족의 마음을 되돌린다면 벼랑 끝에서 고비를 넘기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 유족의 뜻을 최우선으로 내세워온 새정치연합으로선 선뜻 추인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처지이다.

추인 불발이 현실화된다면 박 원내대표로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으면서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아직 첫발을 떼지도 못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 체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장 20일을 목표로 인선작업을 진행해왔던 국민공감혁신위 출범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 전체가 세월호법 암초에 부딪히면서 혁신 작업도 동력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한 두 차례의 연달은 추인 불발이 박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으로 읽혀지면서 거취 문제로 비화, 진퇴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개연성도 당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당이 리더십 진공상태에 처하면서 그야말로 대혼돈의 ‘아노미’로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당장 마땅한 대안이 없는데다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 “박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봉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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