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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담보로 대출 받아 창업하는 베이비부머 느나

집 담보로 대출 받아 창업하는 베이비부머 느나

입력 2014-08-01 00:00
업데이트 2014-08-0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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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지역·업권 관계없이 LTV 70%·DTI 60%로 단일화

1일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된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은행(1금융권)이든 저축은행(2금융권)이든 지역과 업권에 관계없이 한 가지 잣대만 적용된다.


정부는 LTV·DTI 규제에 걸려 2금융권으로 향했던 대출 수요가 1금융권으로 되돌아와 가계부채 질(質)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1955~1963년) 세대의 빚을 더 늘려 되레 부채 질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집을 담보로 잡혀 생활비나 창업자금으로 쓰는 수요가 꽤 있어서다. 전체 가계빚이 별로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장담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부터 LTV는 70%, DTV는 60%로 각각 통일된다. 종전까지는 LTV의 경우 서울 50~60%, 지방 60~70%였다. DTI는 서울 50%, 경기·인천 60%였다. 담보가치가 1억원짜리 서울 집이라면 7월까지는 5000만원만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7000만원까지 빌리는 게 가능하다. 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었다면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 3년이 넘지 않은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해 갈아타기에 따른 이자 차익과 수수료 부담 간의 경중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고객들이) 문의하는 수준”이라며 얼마나 ‘대출 이동’이 일어날지, 또 신규 대출이 얼마나 생겨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주춤하던 주택담보대출은 다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6월만 해도 전월보다 3조 1000억원 늘어 12개월 만에 최고 증가세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정부가 제시한 고정금리 대출 비중 잣대(올 연말 20%)를 맞추느라 혼합형(고정금리+변동금리) 상품을 경쟁적으로 늘린 데다 ‘미친 전셋값’을 따라잡느라 지친 주택 구매 수요도 가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여기에 집 살 여력이 빠듯한데 느슨해진 규제 덕분에 빚을 내는 수요와, ‘내 집 마련’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빚을 내려는 수요가 섞여 있다는 데 있다.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4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가운데 50대 이상 중고령층의 대출 비중은 2011년 말 39.6%에서 올 6월 말 42.7%로 올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집을 담보 잡혀 창업자금이나 운영자금, 생계형 자금을 변통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소규모 자영업자가 급증한 것과 맞물린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퇴 등으로 상환 여력이 확실치 않아 DTI에 걸렸던 50대 이상 연령층이 규제 완화로 추가 대출을 받을 소지가 생겼다”면서 “이렇게 되면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득 대비 대출 비율이 400%를 초과한 비중은 50대 이상의 경우 43.9%(지난해 3월 기준)로, 50세 미만 차주(38.6%)보다 5.3% 포인트 높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8-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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