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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불상상위’ 묵계 깨… 시진핑 권력강화 ‘정점’

‘형불상상위’ 묵계 깨… 시진핑 권력강화 ‘정점’

입력 2014-07-30 00:00
업데이트 2014-07-3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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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우융캉 사법처리 수순

중국 당국이 29일 1년여 넘게 미뤄 왔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을 본격화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력 강화 작업이 정점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정가에서는 당국의 이번 발표로 저우융캉에 대한 형사처벌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중국 건립 역사상 지도부 가운데 류사오치(劉少奇)·자오쯔양(趙紫陽) 전 당 총서기가 낙마한 사례가 있으나 이들도 자유를 제한당했을 뿐 형사처벌을 받은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이 저우융캉을 상대로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刑不上常委)는 지도부 보호 묵계를 깬 것은 시진핑의 일인 지배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임을 보여준다. 앞서 중화권 언론들은 저우융캉에 대한 사법처리가 미뤄지자 당내 일부 원로들이 저우융캉 사법처리 시 자신들도 무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며 그가 무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당국은 그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뇌물수수 등 부정부패 이외에도 살인 교사, 정변 기도 등 치명적인 혐의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융캉은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몰락을 막기 위해 시 주석과 대립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앞서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자신의 사형을 면하기 위해 저우융캉과 보시라이의 커넥션을 폭로했으며, 왕리쥔(王立軍)이 주중 미국 영사관에 넘긴 자료에도 보시라이와 저우융캉의 밀착설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그는 쓰촨(四川)성 당서기 시절 현재의 부인인 28세 연하의 중국중앙(CC)TV 수습기자 자샤오예(賈曉燁)와 결혼하기 위해 교통사고를 위장해 본처에 대한 살인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올 초에는 그의 아들 저우빈(周斌)이 대리인을 통해 석유 사업 이권에 개입해 거액의 부를 축적했고, 그의 부인과 형제자매들이 매관매직에 연루돼 체포됐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시 주석의 거침없는 사정 칼날이 저우융캉을 넘어 다른 전직 지도자들까지 겨눌지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군 호랑이’로 통하던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부정부패로 낙마했으며, ‘전기 호랑이’로 통하는 리펑(李鵬) 전 총리에 대한 사법처리설도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당국이 저우융캉을 사법처리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는데 이는 그와 관련된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라면서 “시 주석이 그를 체포함으로써 위신을 세운 만큼 제2, 제3의 ‘큰 호랑이’ 사냥은 더 이상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우융캉은 이른바 석유 이권을 쥐락펴락하는 ‘석유방’(석유 관련 정부와 산업계 인맥)의 핵심 인물이다. 베이징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37년간 석유업계에 있으면서 중국석유 사장을 지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후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쓰촨성 당서기, 공안부장을 거쳐 2007년부터 5년 동안 중국의 사법·치안을 총괄하는 당 중앙 정법위 서기를 지내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시 주석이 지난해 1월 “파리에서 호랑이까지 가리지 않고 잡겠다”며 반부패를 공언한 뒤 저우융캉은 ‘큰 호랑이’로 통했다. 이후 저우융캉 라인으로 통하던 쓰촨 지역 관료들과 석유방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그에 대한 사법처리는 결국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07-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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