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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현장, 공짜밥에 구호품 빼돌리기까지…‘무개념 얌체족’들 빈축

세월호 현장, 공짜밥에 구호품 빼돌리기까지…‘무개념 얌체족’들 빈축

입력 2014-05-05 00:00
업데이트 2014-05-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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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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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사망자 가족들의 침통한 분위기로 무겁게 가라앉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인 척하며 구호물품을 빼돌리거나 돈을 챙겨가는 ‘얌체족’들이 기승을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20일째인 5일 연합뉴스와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사고와 상관없는 일부 시민들이 진도까지 와서 공짜 식사를 하고 구호물품을 가져가는 일이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5일에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40대 아버지와 10대 딸이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먹고 미리 준비한 빈 가방에 각종 음료수와 빵 20여개를 챙겨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 비치된 침구류와 수건, 미용물품 등을 그냥 집어가는 사람들도 상당수라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다. 지난달 말에는 팽목항 공용화장실에서 대형 롤 화장지가 통째로 사라지는 일까지 생겼다. 또 “서울에서 일부 노숙자들이 내려와 구호물품을 ‘쇼핑’ 해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전남 진도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인 것 처럼 행세하며 구호물품을 빼돌린 혐의로 이모(3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달 21일부터 3차례에 걸쳐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 실내체육관, 팽목항 등에서 실종자 가족이라고 속여 구호물품을 챙기다 경찰에 적발됐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참사 현장을 찾아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자원봉사자인 것 처럼 가족들에게 접근해 이것저것을 묻고 홀연히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른바 ‘인증샷’을 찍고 사라지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슬픔으로 가득찬 팽목항 등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기념촬영을 한 ‘철부지 커플’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절망과 허탈함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을 배려하지 않은 이들의 행동을 지켜본 자원봉사자들의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참담한 현장에서까지 얌체짓을 하는 이들을 보면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려운 때일수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네티즌들 역시 “저런 사람들은 전부 공개해서 망신을 줘야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애가 타는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기념촬영이라니…. 내가 다 부끄럽다”, “남이 아프건 말건 잇속만 챙기는 현실이 슬프다” 등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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