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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분노 폭발 “우리 자식 내놔”

실종자 가족 분노 폭발 “우리 자식 내놔”

입력 2014-04-25 00:00
업데이트 2014-04-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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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장관·해경청장 앉혀놓고 팽목항서 강력 항의

세월호 침몰 9일째이자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小潮期)의 마지막날인 24일 그동안 쌓여온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날씨가 맑고 물 흐름이 느려 높은 수색 성과를 기대했지만 성과는커녕 수색인원마저 알려진 것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되자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등 사고 수습 책임자들을 불러 격앙된 감정을 행동으로 표출했다.

멱살 잡힌 해수부 장관… 고개 숙인 해경청장
멱살 잡힌 해수부 장관… 고개 숙인 해경청장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수색 작업과 관련한 질문을 받던 중 한 여성에게 멱살을 잡힌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장관 옆에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진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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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이 분노한 실종자 가족에게 뺨을 맞고 있다. 진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이 분노한 실종자 가족에게 뺨을 맞고 있다.
진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팽목항에 설치된 상황실로 가 더딘 수색작업 등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가족들은 사고대책본부장인 이 장관과 김 청장,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 등을 불러내 대책본부로 데려왔다. 이런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이 장관은 멱살을 잡혔고 김 청장은 옷이 찢어졌다. 최 차장은 한 가족에게 뺨을 맞았다.

가족들은 이 장관 등을 바닥에 앉힌 뒤 수색이 끝날 때까지 민간 잠수사를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라고 요구했다. 일부 가족은 김 청장의 무전기를 빼앗아 “전 인력을 동원해서 들어가! 청장 명령이야”라고 외쳤다. 이 장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다 다른 가족에게 제지 당한 실종자 가족도 있었다. 한 실종자 부모는 “수색이 끝나기 전에는 (이 장관과 김 청장은) 못 돌아간다”며 “우리랑 함께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가용한 모든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들이 원한다면 현장 상황을 고려해 민간잠수부를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또 작업 중인 바지선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수색 현장을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다이빙벨’을 보유하고 있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수색작업 참여를 요청했다. ‘잠수용 엘리베이터’라고 불리는 다이빙벨은 잠수부들이 1시간 정도 물속에 머물며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휴식공간다. 정부는 그동안 ‘잠수사의 안전’을 이유로 사용을 거부해 왔다.

결국 이 장관 등은 24일 오전 1시 30분까지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했고 아침까지 팽목항에 남아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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