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눈물의 팽목항] “왜 이리 더디나”… 가족들, 해수부 장관 앉혀놓고 새벽까지 항의

입력 : ㅣ 수정 : 2014-04-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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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성과 부진에 가족들 분노 폭발… “소조기인데… 고작 2명 투입하나” 분통
세월호가 침몰한 지 9일째인 24일 전남 진도군의 사고 해역에서는 생존자를 1명이라도 찾기 위한 막바지 수색 작업이 새벽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잠수부들이 차디찬 바다에 뛰어들 때마다 사망자 수만 속절없이 늘었다. 더딘 구조 작업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은 밤늦도록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당국자들을 붙들고 항의하는 등 분노를 폭발시켰다.

멱살 잡힌 해수부 장관… 고개 숙인 해경청장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수색 작업과 관련한 질문을 받던 중 한 여성에게 멱살을 잡힌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장관 옆에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진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멱살 잡힌 해수부 장관… 고개 숙인 해경청장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수색 작업과 관련한 질문을 받던 중 한 여성에게 멱살을 잡힌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장관 옆에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진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이 분노한 실종자 가족에게 뺨을 맞고 있다. 진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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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이 분노한 실종자 가족에게 뺨을 맞고 있다.
진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24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아이들을 먼저 구하라’는 절실한 호소를 널빤지에 적고 있다. 진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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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24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아이들을 먼저 구하라’는 절실한 호소를 널빤지에 적고 있다.
진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소조기’(22~24일·유속이 느려지는 시기) 동안 수색 성과가 부진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팽목항을 찾은 이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해경 차장 등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가족들은 이 장관에게 “소조기인데 수색 작업에 잠수부가 2명밖에 투입되지 않았다고 들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아이들 구조를 기다려야 하는 거냐”고 따졌다. 가족들은 또한 이 장관, 김 청장을 대책본부 바닥에 강제로 앉힌 뒤 사실상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실종자를 가족으로 둔 한 여성은 “구조 작업이 어떻게 이렇게 늦을 수 있냐”며 최 차장의 뺨을 때렸다. 또 일부 가족은 직접 무전기를 빼앗아 “전 인력을 동원해서 들어가! 청장 명령이야”라고 소리쳤고 이 장관의 옷깃을 붙잡기도 했다.

앞서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전부터 4층 중앙 객실을 집중 수색했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사고 당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이 30여개의 객실에 나뉘어 머물고 있었다. 합동수사본부 측은 “소조기의 마지막 날인 이날 함정 260여척, 항공기 30여대, 구조대원 720여명 외에 문화재청 해저발굴단의 기술 지원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수색으로 선체 안팎에서 시신 16구를 찾아 사망자는 175명(25일 오전 1시 현재)으로 늘었다. 특히 여러 승객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구조된 권모(5)양의 어머니인 베트남 출신 한모(29)씨의 시신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새로운 구조 장비 투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합동구조팀이 지난 23일 새벽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관에서 ‘다이빙벨’을 빌려 구조 현장의 바지선까지 옮겨 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이빙벨은 잠수용 엘리베이터로 잠수부들이 수중 깊은 곳에서 20시간가량 작업이 가능하도록 한 장비다. 지난 21일 실종자 가족의 요청을 받은 해난구조 전문가 이종인 대표가 다이빙벨을 현장에 들고 갔으나 그동안 해경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사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날 밤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김 청장이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25일부터 다이빙벨은 물론 능력 있는 민간 잠수사의 수색 작업 투입을 요청했다.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선체 내에 있던 시신이 먼바다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주말 동안 비가 예보되면서 시신 유실을 막고자 사고 지역 외곽을 둘러싸듯 정박시킨 저인망어선이 떠 있지 못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시신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4-04-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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