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질문에 날린 최초 4분
“살려주세요.”침몰 위기에 빠진 세월호 속 최초 구조요청 내용이 22일 공개됐다. 하지만 녹취록에는 신고 접수자가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물어보는 등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이 담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신고자가 학생이라는 점을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질문까지 나온다. 해경은 학생에게 “배의 위치, 경위(경도와 위도)를 말해 달라”고 물었다. 학생이 당황하자 해경은 다시 “침몰 중이라는데 배 위치를 말해 달라. 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신고자가 “잘 모르겠다”고 하자 다시 해경은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와 위도”라고 계속해서 캐물었다. 이내 학생이 “여기 섬이 보이기는 하는데…”라고 말하자, 해경은 다시 출항 시간과 장소에 이어 배 이름을 대라고 하더니 상선인지 여객선인지 어선인지 캐묻기를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해경이 시간만 허비하다 경비정을 출동시킨 시간은 최초 신고 시간으로부터 약 4분여가 지난 56분 57초였다. 해경 관계자는 “신고자가 선원인 줄로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일정한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들은 선박관제센터와 연락망, 채널이 사전에 구축돼 있어 해경상황실이나 관제센터에 배 이름만 치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최초 신고를 한 학생의 생사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목포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4-04-23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