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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침몰> 온 국민이 울었다…대한민국이 멈췄다

<여객선침몰> 온 국민이 울었다…대한민국이 멈췄다

입력 2014-04-17 00:00
업데이트 2014-04-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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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에 빠져 하루종일 일손 못잡아…”꼭 살아오라” 기도선거운동·축제·행사 ‘올스톱’…연예·주류업계도 애도 분위기 프로스포츠 응원 자제…김연아 행사 연기, 류현진 ‘무사귀환’ 염원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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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주저앉아 자녀를 부르는 어머니, 아버지의 절규에 함께 울었다. 그들의 통곡에, 피눈물에 가슴이 미어졌다. 꽃다운 아이들이 춥고 차갑고 칠흑 같은 곳에서 겪었을 공포에 몸서리를 쳤다. 전율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어떻게 이런 일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고, 눈으로 보고도 좀체 믿기 어려웠다. 하염없이 안타까워하고 소스라칠 뿐이었다.

여기저기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아니 잡힐 리 없었다. 남 일이 아니었다. 시선은 텔레비전과 휴대전화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다들 장탄식만 내뱉었다.

단 한 명이라도 무사히 구조되기를 바라며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종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비통에 잠긴 2014년 4월 16일과 17일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참사로 대한민국이 멈췄다.

하던 일과 하기로 했던 일을 취소·연기했다. 애도가 먼저였다. 기적을 바라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것이 극도의 두려움에 떨면서도 ‘사랑한다’고, ‘걱정 마’라고 오히려 가족을 안심시킨 우리의 해맑은 아이들에 대한 국민 된 도리였다.

하루가 멀다고 험한 말을 동원해 아귀다툼하던 정치권은 입을 닫고 숙연해졌다.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여야 할 것 없이 6·4 지방선거 경선 일정과 선거 운동을 전면 중단했다. 1초가 아까운 후보들도 현장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직원들에게 음주·골프 자제령을 내렸다.

여당은 7개 지역 광역자치단체장 경선 일정을 모두 일주일씩 늦췄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오는 21일로 잡았던 경남지사 경선을 미뤘고 이시종 충북지사는 애초 24일로 예정했던 예비후보 등록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전국의 학부모들은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데 사고가 나면 누가 아이들을 지켜주느냐”며 수학여행 폐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급기야 경기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을 포함한 각종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안전에 우려가 있으면 수학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고려산 진달래축제 전야제(인천), 춘덕산 복숭아꽃축제(부천), 용인에버 벚꽃축제(용인), 세계물포럼 D-365 성공개최 다짐행사(대구), 광화문 희망나눔장터 및 다문화 축제(서울) 등은 아예 취소됐다.

임자도 튤립축제(신안), 수안보온천제(충주), 희망서울 누리축제(서울), 울산고래축제 등은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규모가 축소됐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연기되는 등 정부 부처의 각종 행사도 ‘올스톱’됐다.

연예계도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가요계는 음원 발매와 프로모션 일정을 연기했다. 방송계와 영화계도 제작발표회, 언론시사회 등을 뒤로 미뤘다.

주류업계는 흥겨운 파티를 떠올리는 주류 광고를 잠정 중단했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야구는 응원을 자제하고 치어리더 공연을 펼치지 않기로 했다. 프로축구도 응원 자제 공문을 각 팀에 보냈다.

프로축구 2부 안산 경찰청축구단은 오는 20일 홈 경기를 무기 연기했다. 축구단은 “연고 지역 학교인 단원고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 홈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스타들도 ‘국민적 슬픔’을 함께 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한국조폐공사와 17일 열려던 기념 메달 발매행사를 21일로 연기했다.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류현진은 트위터에서 “모두들 무사히 가족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생환을 기원했다.

전국 지자체들은 너나없이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생수, 모포, 컵라면, 빵, 휴대용 버너 등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인력 파견도 검토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여객선·유람선 운항 실태 점검에도 착수했다.

청주에 거주하는 김모(48)씨는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떠올리니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시스템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천벽력같은 참사에 모든 것이 멈춰선 대한민국의 온 국민은 지금 희생자·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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