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타율·타점 저조… 홈런 4개도 모두 솔로포
“박병호가 잘하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이 저조해 자존심 많이 상해하고 있어요.”박병호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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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전까지 박병호는 14경기에서 타율 .277과 홈런 4개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었다. 첫 7경기에서는 아치를 그리지 못했지만 지난 6일 NC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더니 어느덧 4개의 대포를 쏘아올려 홈런왕 레이스에 가세했다.
그러나 타점은 달랑 5개에 그치고 있다. 모든 홈런이 솔로포에 그쳤고 주자가 2루 이상 있을 때 홈으로 불러들이는 안타 비율인 득점권 타율이 .091에 그쳤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박병호는 3할 타율보다 득점권 타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4번 타자의 자존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거머쥐며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은 박병호지만 올해는 아직 클러치 능력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병호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타점 기회를 두 차례 놓쳤다. 8회와 연장 10회 각각 2사 1,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권 타율이 .077까지 떨어졌다. 팀은 연장 11회 터진 김민성과 이성열의 적시타로 3-1 승리를 가져갔으나 박병호의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았다.
박병호의 고민은 넥센 전체의 고민이다. 넥센의 득점권 타율은 .213으로 9개 구단 중 최하위다. 팀 타율(.289)에 비해 7푼 이상 떨어지며 1위 SK(.313)와는 무려 1할 가까이 차이 난다. 박병호 외에도 이택근의 득점권 타율이 .100으로 좋지 않다. 넥센의 팀 득점은 89점으로 SK와 공동 1위다. 홈런 덕이다.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2개의 홈런을 날려 많은 점수를 냈을 뿐 찬스 상황에서 적시타가 나온 경우는 많지 않았다.
박병호는 지난해 집중 견제를 받아 100개의 사사구(볼넷 92개, 사구 8개)를 얻었다. 상대 투수들이 승부를 피하는 바람에 1루로 그냥 걸어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17타점을 올려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득점권 타율은 .288로 썩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주자가 몰려 있을 때 종종 큰 것 한 방씩을 날려 존재감을 과시했다.
6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2위에 오른 넥센은 박병호가 지난해와 같은 클러치 능력을 되찾기를 기다리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04-17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