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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탕 출입 처벌받을까

‘트랜스젠더’ 여탕 출입 처벌받을까

입력 2013-08-09 00:00
업데이트 201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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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는 여성이면서 법적으로는 남성인 트렌스젠더가 여탕에 들어갔다면 처벌받을까?

8일 경기 수원 한 대중목욕탕 여탕에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 트렌스젠더가 돈을 내지 않고 들어갔다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사건은 목욕탕 관리인이 ‘처벌의사가 없다’고 진술함에 따라 조용히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트렌스젠더를 여성으로 볼 것인지, 남성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물론, 처벌이 가능한지에 대한 사법계 판단도 엇갈린다.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은 이 트렌스젠더를 ‘남성’으로 보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옛 성폭력 관련 법에서도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렌스젠더가 성폭행당한 경우 강간죄가 아닌 ‘추행죄’만 성립한 판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현직 한 경찰 간부는 “호적정정이 완료되지 않은 이상 법적 남성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법적으로 남성이면 성폭행을 당해도 추행죄로만 판단한 판례가 있다”며 “남성이 여탕에 들어갔다면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성별 판단을 차치하고라도 여탕에 침입할 범죄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다.

한 검사는 “본인 스스로를 여성이라 생각한다면 굳이 여탕에 들어갈 범죄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지만 사안을 세부적으로 검토한 뒤에야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직 변호사도 “법률상 남자여도 형사책임은 범죄의도 없이 성립하기 힘들다”며 “목적범의 하나인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려면 여탕에 들어가 여성의 몸을 훔쳐보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려는 ‘목적’이 입증돼야 하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를 여성으로 수술한 사람이 남탕에 들어갔다면 오히려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법원 한 판사는 “현재로서는 남녀를 사전상 의미로 구분할 수밖에 없어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이런 사례에 대한 판례가 없어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한 후 사안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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