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토픽] 신통방통 3D 프린터 암 수술에도 쓰이네

입력 : ㅣ 수정 : 2013-05-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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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까지 제작할 수 있다고 알려져 최근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은 3차원(3D) 프린터가 국내에서 암 수술에 처음 적용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3D 프린터는 잉크 대신 플라스틱 가루를 이용해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3차원 구현 프린터이다.

백정환 삼성서울병원(원장 송재훈) 이비인후과 교수는 부비동암을 앓는 여성(40) 및 남성(46) 환자의 수술에 3D 프린터 기술을 적용, 수술 부작용인 얼굴과 눈의 함몰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환자는 4월과 5월에 각각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 모두 퇴원했다.

부비동암이란 콧속 비강 주변의 부비동에 생기는 암으로, 이를 수술치료하기 위해서는 안구를 지지하는 뼈 등 암이 퍼진 얼굴의 골격을 광범위하게 잘라낸 후 다른 부위의 뼈나 근육을 떼어다 붙여 얼굴의 골격을 유지하게 하는 게 일반적인 치료 방식이다.

그러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의학검사 자료에만 의존하는 기존 수술법으로는 얼굴 골격을 정확히 확인·재건하기 어려워 수술 과정에서 부정교합이 흔히 발생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안면 구조물이 변형돼 눈 주변부가 주저앉았으며, 이 때문에 복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 교수는 전문 벤처기업의 도움을 받아 3D 프린터로 환자의 수술 부위 골격을 3차원으로 재현한 모형물을 만들어냈다. 백 교수는 “이 모형물을 이용한 결과, 얼굴 골격의 절제 범위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절제 부위의 뼈의 두께와 절제 방향의 중요 구조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수술할 수 있었다”면서 “또 정확한 뼈 결손 부위의 복원이 가능했으며 정확한 티타늄 이식재의 제작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백 교수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부비동암 수술이 얼굴의 변형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앞으로 인체 조직을 3D 프린터의 원료로 이용하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활발히 연구된다면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던 장기나 조직의 3D 프린팅 시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5-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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