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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팬택에 530억 지분 투자… 상생 짝짓기

삼성전자, 팬택에 530억 지분 투자… 상생 짝짓기

입력 2013-05-23 00:00
업데이트 2013-05-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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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합의

팬택이 경영 안정화를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로부터 530억원의 투자금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팬택은 22일 삼성전자가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3%를 보유하게 된다고 22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투자는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퀄컴(11.96%), 산업은행(11.8%)에 이어 팬택의 3대 주주가 된다. 단 삼성전자는 퀄컴과 마찬가지로 팬택의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택한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란 회사의 임원, 종업원, 거래선 등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유상증자 방식이다. 팬택은 삼성전자 주요 계열사로부터 부품을 구매하고 있어 이 같은 방식이 가능하다. 팬택의 삼성 계열사 부품 구매는 지난해 2353억원, 최근 5년 동안의 합계는 8116억원이다.

이번 지분 투자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제안을 삼성전자가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최근 현금 유동성에 압박을 받아 온 팬택은 안정적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다녔다. 지난해 3분기 적자로 전환된 팬택은 지난 한 해 77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20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가 내년에 몰려 있어 자금 유치가 절실했다.

박 부회장은 “삼성이 우리를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을 위해 상생과 공존의 큰 틀에서 본 것 같다”면서 “이번 투자는 삼성이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나름대로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팬택은 자금난에 숨통이 트였고, 삼성전자가 챙기는 이익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 거래선을 유지한다는 ‘실리’와 함께 대기업이 약자를 챙긴다는 ‘명분’도 챙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팬택은 국내 휴대전화 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제조사 중 하나”라며 “팬택이 자금난을 해결하고 국내 휴대전화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길 바라는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530억원이라는 투자액은 삼성전자에 부담이 되는 액수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 8681억원, 영업익 8조 779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투자액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익의 0.6%에 해당된다. 게다가 기존의 거래처 관계를 떠나 양사가 보유한 특허기술 등을 공유할 수도 있다.

관련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무너지면 팬택과 거래 중인 국내 부품업계의 일자리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투자는 반가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도태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 쏠림이 심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휴대전화 시장이 건전한 경쟁을 하며 해외 공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3-05-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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