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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돈벌자”…10대그룹 임대수익 年 8천억

“부동산으로 돈벌자”…10대그룹 임대수익 年 8천억

입력 2013-03-25 00:00
업데이트 2013-03-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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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재벌 기업들의 부동산 투자는 작년에 또 늘었다.

저금리와 금융시장의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와 지주회사들은 부동산 투자를 늘려 임대수익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본연의 영업활동을 통해 이윤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와 배치된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 투자부동산 보유액 삼성, 삼성, 한화, GS, LG 순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92개 상장사가 보유한 수익목적의 투자부동산은 작년 말 장부가액 기준으로 13조6천188억원으로 전년(12조7천719억원)보다 6.6%(8천469억원) 증가했다.

투자부동산을 통한 임대수익도 작년 8천108억원으로 전년의 6천916억원보다 17.2%(1천192억원) 늘었다.

투자부동산은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기업이 소유한 건물 또는 토지로 기업의 영업활동과는 무관한 것이다.

그룹별로는 삼성, 한화, GS, LG, 롯데,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한진, 포스코 등의 그룹 순으로 투자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삼성, 한화, GS, LG, 롯데 등 5개 그룹은 보유액이 1조원을 넘었다.

삼성그룹(17개사)은 토지가 2011년 1조9천834억원에서 작년 2조4천35억원으로 21.2%, 건물 투자액이 2조8천71억원에서 2조8천915억원으로 3% 각각 증가했다. 임대수익도 2천603억원에서 2천879억원으로 10.6%나 늘었다.

삼성생명은 10대 그룹 상장사 중 가장 많은 투자부동산을 보유했다. 토지 1조9천570억원, 건물 2조4천257억원 등 총 4조3천827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고, 이는 전년보다 13.3% 늘어난 것이다.

한화그룹(6개사)은 토지가 1조4천850억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났고, 건물이 9천501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임대수익은 1천368억원으로 전년보다 18.9% 많았다.

한화생명은 토지 1조2천153억원, 건물 2조4천257억원으로 총 2조453억원의 투자부동산을 보유했으며 전년보다는 투자액이 2% 더 늘었다.

GS그룹(8개사)은 투자부동산 규모가 1조5천86억원으로 전년보다 25.7% 급증해 조사대상 10대 그룹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GS그룹은 계열사인 GS리테일이 3천억원대 투자용 건물을 매입하면서 건물 보유액이 전년의 2배로 늘어난 6천920억원으로 나타났다. 임대수익도 905억원으로 전년보다 52.8%나 증가했다.

반면 SK그룹(-13.7%)과 롯데그룹(-3.9%), 현대차그룹(-1.9%), 포스코그룹(-3.7%), 현대중공업그룹(-0.6%)은 전년 대비 투자부동산 보유액이 줄었다.

◇ 임대수익이 금리보다 높다…”본업과 무관하다” 비판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대기업들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 것은 임대수익이 시중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10대 그룹이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임대 수익률은 2011년 연 5.41%에서 작년 5.95%로 3% 가량인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다.

대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은 도심에 많아 임대료가 높고 수요도 있어 부동산 불황기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생명(4조3천827억원), 한화생명(2조453억원), 삼성화재(5천27억원) 등 보험사들과 LG(6천113억원)와 GS(5천393억원)와 같은 지주회사들은 부동산 투자를 상당히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임대수익이 시중 금리보다 좋아 대기업들은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현재를 부동산 투자의 호기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보험사들은 보험금 상당 부문을 부동산 투자로 운용하고 있고, 지주사들도 큰 건물을 사들여 자회사 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매장들을 다수 입주시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어떻게 자금을 운용할지는 자유이지만 대기업의 부동산 투자 확대는 오래전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기업 본연의 영업활동과 관계없는 ‘투기’에 가깝다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기간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땅이나 부동산을 과도하게 사들이는 것은 기업 본연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기업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대기업이 건전한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내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과도한 수익을 내려는 행위는 건전하게 기업활동을 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부동산 투자도 운용의 안정성 면에서 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부동산은 하방 위험성이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단기 수익을 위해서 보험사의 장기 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부동산 투자가 자산운용 건전성을 위협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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