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동성애 포함 놓고 찬반 재가열

입력 : ㅣ 수정 : 2013-02-12 00:40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정부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서울신문 2월 6일자 10면> 과거 2차례 무산됐던 법 제정이 이번에는 제대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성(性)적 지향’, 즉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을 포함할 것인지를 놓고 관련 단체들은 벌써부터 찬반 격론에 나설 조짐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性), 장애, 나이, 국가, 인종, 피부색, 언어, 임신·출산, 종교, 성적 지향, 학력 등으로 인해 이뤄지는 비합리적인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법이다. 국가인권정책협의회는 다음 달 유엔 인권이사회에 차별금지법 제정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2007년 법무부가 법 제정을 추진하자 일부 종교계와 단체들이 “국가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인정하려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법무부는 같은 해 10월 차별금지법을 입법예고하면서 ‘성적 지향, 병력, 가족 형태, 언어, 출신국가, 범죄전력’을 차별사유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이마저 2008년 17대 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폐기됐다.

법무부는 2010년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법 제정을 다시 추진했으나 이때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2011년 초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보낸 질의서에서 법무부는 “법 제정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원만한 사회적 합의과정을 통한 법 제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바성연) 등 동성애 반대 단체는 이번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실력행사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길원평 바성연 실행위원장은 “법으로 동성애 차별금지를 명시하면 동성애를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개인적 윤리관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게 된다”면서 “성적 지향을 차별 사유에 포함하는 것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소수자 단체 역시 오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장병권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차별금지법은 어떤 비합리적 이유로도 평등권을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에 성적 지향 역시 반드시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차별적 혐오발언까지 용납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2013-02-12 10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