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서울광장] 10% 부동층에 하고싶은 말/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10% 부동층에 하고싶은 말/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2-12-15 00:00
업데이트 2012-12-15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사람들은 묻는다. “신문사에 있으니 잘 알 텐데,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 알 수도 없을뿐더러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진작에 누굴 찍을지 정해 놓았을 것이 분명하니 그냥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덧붙인다.“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이미지 확대
함혜리 논설위원
함혜리 논설위원
18대 대통령 선거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 누구도 당락을 예측할 수 없는 혼전상황에서 부동층·투표율의 조합 변수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보수·진보 진영이 총 집결해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부동층의 향배는 막판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기 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10%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가 관건인지라 박·문 양 진영은 부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진흙탕 싸움에 들어갔다.16일 마지막 TV토론이 남아 있지만 별 기대를 하지 않는 듯 사실과 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유언비어와 흑색선전, 중상모략으로 ‘결정적 한방’을 날리려고 혈안이 돼 있다.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면 지지율에서 1~2%는 뒤집힐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누굴 대통령으로 뽑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에게 당부하건대, 이런 네거티브성 돌발변수에 절대 흔들려선 안 된다. 신중하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자기만의 기준을 세워 분별력을 발휘해야 한다.

공자는 사람에게 있어 친구의 역할을 매우 중시했다. 제자들에게 유익한 친구를 사귀어야지 해로운 친구를 사귀면 안 된다고 늘 강조했다. 유익한 친구를 익자삼우(益者三友)라 하는데 정직한 친구, 성실한 친구, 견문이 넓은 친구를 가리킨다. 해로운 친구, 즉 손자삼우(損者三友)에는 아부를 잘 떠는 친구, 줏대 없는 친구, 말만 번지르르한 친구를 꼽았다.

정직한 사람은 거칠 것이 없다.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매사에 공정하다. 그렇기에 두려울 것 없이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이상을 펼칠 수 있다. 성실한 사람은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킬 줄 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책임지고 수행한다. 견문이 넓은 사람은 부분에 빠지지 않고 전체를 아우를 줄 아는 사람이다. 치우침이 없이 귀와 눈을 열고 세상의 변화를 읽고, 현실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지혜를 지닌다.

남의 뜻에 잘 맞추어 아첨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는 ‘편벽’(便?)이다. 편벽은 성질이 한쪽으로 치우치다는 뜻도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데로 모든 화살표가 향해 있다.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할 사람이다. 이익을 얻지 못하면 원망을 품고, 이익을 얻으면 잃지 않으려고 갖은 수를 동원한다.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입에 발린 말을 골라 하지만 진실성이라고는 없다.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음이 너무 약해서 줏대가 없는 것을 ‘선유’(善柔)라고 표현한다. 이런 사람은 신중하지 못하고 감언이설에 잘 넘어간다. 엉뚱하게도 부당한 이익 앞에선 자기 자신을 합리화시킬 공산도 매우 커서 부정부패에 휩싸일 가능성을 안고 있다. ‘편녕’(便?)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실속이 없는 것을 가리킨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며 실수가 잦다. 이런 사람은 말을 잘 둘러대고 쉽게 거짓말을 하기에 신뢰할 수 없다.

가장 좋은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좋은 친구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괴로울 때 마음을 다해 보살펴 주고, 기쁨도 함께 나눌 줄 아는…. 어떤 친구를 갖느냐에 따라서 개인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나라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어떤 지도자를 갖느냐에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려 있다. 누구에게 표를 줄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친구를 갖고 싶은가?’를 잘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lotus@seoul.co.kr

2012-12-15 27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