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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동료 술먹여 성폭행후 방치해 숨져

알바동료 술먹여 성폭행후 방치해 숨져

입력 2012-09-06 00:00
업데이트 2012-09-0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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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때 혼수상태… 7일 만에 사망

미용학원비를 벌기 위해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여대생이 알바 동료 등 20대 남성 2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8시간 가까이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불명’ 판결이 나와 유가족들이 ‘계획된 범행’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5일 지난달 28일 새벽 4시 35분 여대생 A(21·J대 2년)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모(27)·신모(23)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고씨와 숨진 A씨는 수원 인계동의 한 호프집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이로, 고씨는 경찰에서 “후배 신씨에게 A씨를 소개해 주기 위해 술자리를 마련했다.”고 진술했다. 술자리를 함께한 세 사람은 수원 인계동의 한 술집에서 소주 6병과 생맥주 2000㏄를 나눠 마셨고,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했던 A씨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만취했다. 이후 고씨와 신씨는 만취한 A씨를 새벽 4시 35분 인근 모텔로 데려가 차례로 성폭행했고, 오전 7시쯤 A씨를 모텔에 혼자 남겨 두고 빠져나왔다. 하지만 A씨가 오후가 되도록 연락이 되지 않자 불안해진 고씨는 오후 2시 40분 모텔을 다시 찾아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A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이송될 당시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혼수상태에 빠진 A씨는 결국 4일 오후 6시 30분쯤 숨졌고, 국과수 부검 결과 1차 소견에서 “물리적 충격 등 징후 없고, 질식 등 호흡기 계통 특이소견도 없다.”며 ‘사인불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가족들은 소개팅 자리였다고 주장하는 고씨 등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A씨의 오빠는 “소개팅 자리가 아니라 피의자 고씨 등이 의도적으로 마련한 자리에 참석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소개팅이라면 주선자 없이 둘이 만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성관계를 합의했다는 피의자 진술에 대해서도 “인사불성으로 취한 사람이 어떻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었겠냐.”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유가족들은 “고씨가 처음부터 A씨를 유인하기 위해 술자리를 만들었고, 이후 후배인 신씨를 불러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혈액과 소변 샘플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감정을 의뢰하고, 부검을 통해 약물중독 여부 등 정확한 사인을 규명 중이며, 부검 결과가 나오는 오는 10~15일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숨진 A씨는 유통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 2학년으로, 평소 미용 일에 관심이 많아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원 수강료를 벌겠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2-09-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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