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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2주기] 천안함을 보는 두 시선

[천안함 2주기] 천안함을 보는 두 시선

입력 2012-03-23 00:00
업데이트 2012-03-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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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폭 사건이 발생한 지 오는 26일로 만 2년이 된다. 한쪽에선 “너무 빨리 잊혀지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보의식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도 의혹이 많이 남았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수 진영에서 천안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경계하는 상황이다. 천안함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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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빨리 잊는다


“추모사업 관심·후원 급감… 안보의식 부재 안타까워”

천안함 2주기 대학생 추모제를 준비하는 윤주용(32)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천안함 사건을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1주기 때는 많은 시민들이 천안함 추모사업을 후원했지만 올해는 관심이 뚝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함 피격 2주기 대학생 추모위원회’는 올해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진전도 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심포지엄과 문화제를 개최하고 대학마다 추모 현수막도 내걸었지만 올해는 행사 규모를 크게 줄였다. 1주기 때와 달리 기업과 시민들의 후원이 적어서다. 윤 국장은 “후원금이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면서 “행사를 도우려는 대학생의 수도 지난해보다 적다.”고 밝혔다. 1주기 때는 80여명이 행사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올해는 22일 현재 30여명에 불과하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모(54·여)씨는 “북한에 의해 우리 아들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지 2년밖에 안 됐다.”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혹 어린 시선이 나오는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스로를 ‘신안보세대’라고 밝힌 대학생 이모(24)씨는 “젊은 층이 취업 때문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천안함 사건을 잊으면 안 된다.”면서 “북한이 미사일(광명성 3호)을 발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무원 김모(53)씨는 “천안함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인은 안보의식이 없는 것”이라면서 “안보의식이 없는 정치인에게 나랏일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여전히 못 믿겠다

“침몰원인 정부발표 의혹… 비극을 정치적 이용 안돼”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정부 발표도 못 믿겠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싫다.”

자신을 정치적으로 중도라고 밝힌 직장인 최모(34)씨는 천안함 사건 의혹과 관련해 “당시 날마다 정부의 발표가 바뀐 걸로 기억한다.”면서 “그런 발표를 누가 믿겠냐.”고 되물었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2년이 지났지만 적지 않은 시민은 아직도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5월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9월에는 국방부 최종 보고서도 내놨다. 하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우현 프로펠러는 구부러진 반면 좌현 프로펠러는 멀쩡한 점, 어뢰 추진체에서 폭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이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시간을 일주일 새 3번이나 바꾼 국방부의 대응도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과 비극적인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경계심리도 강했다. 직장인 국모(40)씨는 “선거철만 되면 안보 장사로 표를 얻으려는 부류가 있다.”면서 “천안함에서 희생된 장병들을 기억해야겠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정치권이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진실 규명은 더욱 멀어져갔다.”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 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2-03-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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