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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 부안] ‘마실길’이 아름다운 변산반도

[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 부안] ‘마실길’이 아름다운 변산반도

입력 2011-10-30 00:00
업데이트 2011-10-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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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부안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마실길’(cafe.da

um.net/buanmasil)이다. ‘마실’이란 말은 마을로 나간다는 뜻으로 가까운 마을의 이웃이나, 또는 조금 먼 마을에 놀러 나가는 가벼운 산책을 뜻하는 말이다. 필자의 고향은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무대인 금강 하구 군산으로 산, 강, 바다, 황금 들녁,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살기 좋은 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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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서너 살 되던 해 도로변 양파 수확 장면을 보면서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90cc 오토바이를 타고 마실길을 나간 게 부안과의 인연이 되었다. 그때 황토빛 먼지를 뒤집어쓰고 도착한 곳이 지금의 부안군 도청리 소재의 전라북도 청소년 해양수련원 앞 작은 섬으로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운동화를 신고도 금방 건너갈 수 있을 만한 직삼각형 모양의 작은 섬, 해송을 머리에 곱게 치장한 아름다운 작은 솔섬이었다. 그때 나는 한참 사진작가의 꿈에 들떠 있을 때라 카메라를 들고 솔섬의 저녁노을을 담은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변산반도 솔섬은 국내의 많은 사진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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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는 국립공원 지역인 까닭에 아직 개발되지 않고 태초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지역이 많다. 크게 외변산과 내변산으로 나뉜다. 내변산은 주로 산악지대이고, 외변산은 바다가 보이는 해안선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관광지이다. 이곳을 새만금방조제를 기점으로 외변산 외곽도로 아래 해안선 쪽에 60km의 구간을 부안군에서 마실길로 개발하여 바다물이 빠지면 바닷가 모래톱을 걷고, 물이 들 때는 해안가의 작은 오솔길로 해안가의 바위절벽이나 모래사구에 핀 야생화들을 벗 삼아 이웃동네 ‘마실’ 가는 것처럼 걸어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변산의 마실길은 바다가 직장인 어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오가는 길이기도 하며, 바다 사람들의 애환이 어린 곳으로 사진작가에게는 마실길에서 볼 수 있는 풀 한포기, 바위 절벽에 애처롭게 매달려 핀 쪽빛 해국 한 송이가 다 피사체이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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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에서 여객선으로 50분 거리에 서쪽 해상에 있는 부안군 위도면은 식도, 정금도, 상왕등도, 하왕등도 등 6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위도는 섬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았대서 고슴도치섬이라고도 불린다. 위도는 허균이 《홍길동전》에서 꿈꾸었던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질 만큼 풍요롭고 아름다운 섬이며, 위도 근해는 서해의 고기떼들이 집결하는 황금어장이며 낚시터로 너무 잘 알려진 탓에, 섬의 경관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을 가진 위도해수욕장, 논금과 미영금 등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해변 등의 절경이 섬 곳곳에 산재해 있다. 수려한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일주도로가 나 있어 차를 싣고 들어가면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섬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정월 초사흘에 한 해의 액을 모두 담은 ‘띠배’를 만들어 서해바다 멀리 띄워보내는 ‘띠뱃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를 한다. 매년 정월 초사흗날 아침, 첫 배로 필자도 마법처럼 위도행 여객선에 올라 하루 동안 위도에서 지내는 용왕제와 위도 띠뱃놀이를 해야만 한 해를 무사하게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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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 격포항을 지나면 모항이 나오고, 모항부터 곰소만 안쪽인 곰소 줄포까지는 갯벌이 잘 발달한 지역으로 사시사철 어패류가 풍부하며 가을부터 봄까지 갯벌에 널린 자연산 굴과 바지락을 채취할 수 있다.

마실길 3구간 중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에서 북쪽으로 1.2km 정도의 거리에 있는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한 곳이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이곳도 여행 시 꼭 한 번 둘러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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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항은 줄포항이 토사로 인해 수심이 점점 낮아져서 대안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제방을 축조하여 만들었다. 목적은 이 지역에서 수탈한 각종 농수산물과 군수물자 등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곰소 북쪽에 50여 ha에 달하는 넓은 염전이 있어 소금 생산지로도 유명하지만, 근해에서 나는 싱싱한 어패류를 재료로 각종 젓갈을 생산하는 대규모 젓갈단지가 조성돼 있다.

인근의 유천리는 전라남도 강진의 청자가마터와 함께 우리나라 청자의 대표적 생산지로 고려시대 11세기부터 14세기에 걸쳐 세계에 자랑할 만한 순청자, 상감청자를 굽던 곳이다. 무형문화재 29호 청자장 사기장(청자장) 이은규 씨가 이곳에서 조상들의 청자 장인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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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포생태공원은 고창 줄포와 부안 곰소 갯벌이 맞닿은 반폐쇄형 만으로 이중 45.5㎢의 갯벌이 국제협약인 람사르 보호습지로 등록되었다.

습지 바로 옆에는 부안군이 20여만 평의 광활한 공원을 조성, 이곳에 갈대숲 10리길·야생화단지·은행나무 숲길 등을 조성해 아기자기한 멋을 가미했다. 가을이면 특히 황금으로 변하는 갈대의 바다와 야생화단지에는 각종 들꽃들과 갈대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글·사진_ 이만수 사진작가

이만수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부안지부(www.buanphoto.com)및 도광의 사진세계(www.kamgol.net) 제작 운영자로 고려청자의 고장 부안 유천리에서 청자 제작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사진으로 남기고자 다년간 노력하고 있으며 곰소만 농어민들의 삶과 애환 풍습 등을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군산 진포벚꽃전국사진촬영대회 금상 외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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