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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 자유 토론] 우리 모두 칭찬쟁이가 되자

[칭찬합시다 | 자유 토론] 우리 모두 칭찬쟁이가 되자

입력 2011-09-18 00:00
업데이트 2011-09-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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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든 기어코 예쁜 점을 찾아내는 밝은 눈을 가진 칭찬쟁이 김상미(시인), 토커들의 무한한 관심을 받았던 옆모습이 살짝 송승헌을 닮은 민병채(감독), 왕년엔 엄친딸 지금은 차도녀, 연애보다 연기가 더 고픈 권남희(배우), 바쁜 일상에도 늘 동굴동굴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만만 마음의 소유자 정명아(서울역사박물관 교육대외협력과), 글 칭찬보다 외모 칭찬이 너무도 듣고 싶은 가끔은 외모지상주의 임종관(《삶과꿈》 편집자). 이들의 ‘칭찬합시다’를 주제로 한 재미있는 수다.

종관 각박한 현실과 기본적인 인성교육의 부제로 인한 문제점들이 사회문제(‘지하철 막말남’ 등)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삶과꿈》에서는 인성교육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바탕을 칭찬하는 문화라 보고 이달의 주제를 <칭찬합시다>로 정했습니다.

상미 그럼 우리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먼저 자신이 들었던 가장 기분 좋은 칭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볼까요?

남희 저는 그동안 칭찬을 너무 많이 들어서…(다같이: 저도요. ^^)

종관 제 어머니는 좀 무뚝뚝한 면이 있는 분이예요. 그런데 한 번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어요. 제 손을 잡고 ‘욕 봤다’라고 해주셨을 때. 그때가 고등학교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마지막 시화전을 할 때였어요. 저는 한글을 어머니에게서 배웠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교육도 받지 못했더라고요. 글자 하나하나는 읽을 수 있는데(받침이 어려운 글자는 좀 힘들어하세요.) 전체적인 문장의 이해력은 떨어지는 거죠. 그 사실을 알고 저는 어머니도 이해할 수 있는 정말 쉬운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어머니가 제 글을 읽고 이해하고 위로 받을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도 그럴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어머니 이야기를 써서 시화전에 냈어요. 그때 시화전을 구경 오신 어머니가 제 글을 읽고 처음으로 제 손을 꼭 잡으며 ‘욕 봤다’라고 했어요.

남희 저는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지금은 배우를 하고 있어요. 연극은 대학 때부터 해왔고요. 하지만 처음부터 배우를 했던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기획과 연출로 시작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배우가 너무 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연출을 하던 선배를 졸라 <한씨연대기>에 처음 출연했어요. 그리고 몇 작품을 더 하게 됐는데, 그 선배는 한 번도 제 연기 칭찬을 해주지 않았어요. 그러다 94년인가 <63년 9월생>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사 “남희 씨 이제 배우로 보여요”라고 말해줬어요. <한씨연대기>가 89년 작품이었으니까 그 말을 듣는 데 꼬박 5년이 걸린 셈이네요. 선배의 그 한 마디는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 늘 초심을 생각하게 하고, 배우에 대한 욕심을 내게 해요. 그런대 이런 것도 칭찬인가?

상미 격려도 칭찬이니까. 주위에 있는 문인들을 보면 어느 날 학교 선생님에게 들었던 “너 글 잘 쓴다” 같은 아주 작은 한마디 격려가 글쓰기의 시작이었던 경우가 많잖아요.

명아 저는 지금은 서울역사박물관에 있지만 5년 전까지는 대학의 작은 박물관에 있었어요. 사실 대학 박물관에는 사람이 거의 안 와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대학박물관에 사람들이 찾아올까 고민하게 됐어요. 보통 박물관하면 고서나 도자기 같은 것들을 전시하는 게 대부분이잖아요. 그때가 2000년도였어요. 한 세기가 바뀌는 해잖아요. 그런 시간적 특성과 어울릴 만한 전시를 생각하다 근현대 생활사에 관련된 유물 전시를 기획하게 됐어요. 다행히 전시가 신선하고 재미있었는지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나중에는 입소문이 나 주요 언론사 등에도 소개가 되었고요. 또 주위의 대학에서 수업 교제로 활용을 하기도 했고. 그게 힘이 돼서 그 후로도 전시를 5번 정도 더 했던 것 같아요.

상미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칭찬에 참 인색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종관 맞아요. 잘 했으면 잘 했다라고 말해주면 되는데.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인색한 것 같아요. 어쩌면 가장 필요한 사이인데. 저는 최근 집사람의 미니홈피를 통해 이 사람이 많이 우울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요즘 힘도 없고 냉랭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돌이켜보니 그게 다 제 잘못이었어요. 집사람이니까 옆에 있는 게 당연하다는 이유로 무심했던 거죠. 아이에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요즘은 칭찬의 말, 격려의 말을 많이 해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참 맛있다’ ‘고마워’ ‘예쁘다’ ‘잘 했어’ 등등. 그러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왠지 전보다 덜 우울해하고… 그게 칭찬이 가진 힘 같아요.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걸 듣는 사람은 힘을 얻을 수 있는.

상미 맞아요. 부인에게는 그런 칭찬이 곧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다가오니까.

종관 근데 이런 노력하고 있는 저도 칭찬받을 만한 것 아닌가.

병채 형 참 잘했어(^^). 이야기를 듣는 동안 저도 좀 생각해 봤어요. 제 경우는 다른 사람처럼 영화만 하는 것도 광고만 하는 것도, 뮤직비디오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처음에는 시나리오만 썼어요. 그러다 시나리오에 도움이 될까 해서 연출하게 됐고, 지금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연출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요. 시나리오를 써도 연출을 하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쓰고. 그러다 영화 시나리오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좀 고민이 되더라고요. 부담도 되고. 아무래도 내가 처음 시작했던 일이니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하게 됐어요. 그 영화 시나리오가 <영자의 전성시대>를 감독했던 김호선 감독님과 함께 할 작품이었어요. 보통 감독님들과 작업하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지금까지는 ‘아는 후배야. 아는 작가야’라며 절 소개시켜 줬는데 김 감독님은 제 시나리오를 보시고 나서 ‘내가 요즘 준비하는 작품 작가야’라고 절 소개시켜 줬어요. 기분이 참….

종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인정받을 때. 그런 칭찬을 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구나.

병채 아무래도. 참 또 한 가지 있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 잘 모르고 계세요. 딱히 고정수입(월급)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굶어 죽었다는 말도 있고(다같이: 하하하). 부모님 입장에선 보장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있었던 것 같고. 그런데 올해부터는 부모님이 보시는 시선이 달라지셨어요. 제가 하는 작품을 의도적으로라도 보여드렸거든요. 그랬더니 좀 안심을 하시더라고요. 요즘은 아버지랑 통화할 때 아버지가 장난처럼 저보고 “감독님, 감독님”이라고 하고 “요즘은 잘 나가세요?”라고 해요. 이것도 칭찬이라면 칭찬인 것 같아요.

상미 (말하고 있는 병채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근데 옆모습이 송승헌을 닮은 거 같다.

종관 말도 안 돼! 케이윌이면 몰라도(내가 볼 때 병채는 케이윌을 닮았다!). 선생님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모습을 찾아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상미 왜? 난 다 닮았다는 게 아니고 옆모습이 살짝(^^). 그래도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나중에라도 ‘정말 그렇네’ 하고 다 동조하는데.

병채 저 그냥 지금까지 한 이야기 다 없었던 걸로 하고 오늘 김상미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를 최고의 칭찬으로 할게요. (다같이: 하하하)

종관 그 듣기 어렵다는 외모 칭찬을 받다니. 정말 부럽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혹시 듣기 싫었던 칭찬은 없었나요. 왜 남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칭찬들. 예를 들면, 군대에 있을 때 동기와 삽질을 하고 있는데, 선임자가 “이 자식 삽질 진짜 잘하는데”하며 막 부추기고는 자신은 아무것도 안 해요. 동기는 그 소리를 듣고 얼마나 열심히 삽질을 하던지. 전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딱 하기 싫어지던데.

명아 부담감을 주는 칭찬도 있어요. 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니까 성적에 관련된 칭찬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아이들에게는 부담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또 그런 칭찬은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때도 있는 것 같고.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경우 단지 칭찬을 받기 위해서 그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또 결과만을 가지고 칭찬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정적인 방법을 이용하기도 하고. 그럴 때는 오히려 칭찬을 해주기보다는 그냥 ‘네가 이렇게 했구나’ 정도로 관심의 표현만 해주는 게 더 좋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어요.

상미 빈말인 줄 아는데 계속할 때. 예를 들면 안 예쁜 줄 아는데 자꾸 예쁘다고 할 때.

명아 그럴 때 이러죠. “됐다 마~~”(다같이: 하하하)

종관 반대로 자신은 칭찬이라고 했는데 상대방이 기분 나빠했던 적은 없나요?

상미 나는 칭찬으로 했는데 그 사람한테는 그게 아킬레스건일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는 정말 난감하고 해명하기 힘들어요.

남희 ’착한 여자 콤플렉스’ 이런 거 있잖아요. 착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이 바보같다는 느낌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줄 때 제가 했던 선한 행동을 거론하면서 지나치게 착함을 강조하면 가끔 내가 착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달리 너무 바보 같은 짓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종관 우리는 왜 드러나게 잘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칭찬도 하고 격려도 많이 해주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말없이 잘하는 사람에 대해선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도 꼭 필요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일이 잘 진행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런 사람에게 칭찬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또 나이가 먹을수록 칭찬받는 일이 적어진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 전 제 자신을 자주 칭찬해요. ‘그래 임종관, 참 잘했어’ 이렇게. 자신을 칭찬하는 일에도 관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희 칭찬을 너무 많이 듣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하는 일에 좀 인색해질 수도 있을까요?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정말 많은 칭찬을 받았어요. 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들이 저를 다 100점짜리 학생이라고 칭찬을 했거든요. 그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내가 받은 이 사랑을 선생님께는 못 드리지만 교사가 돼서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어 사범대에도 갔어요.

종관 저와는 다른 삶을 살았군요(^^).

남희 지금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배우가 저보다 어려요. 연장자로서 후배들에게 칭찬도 많이 해주고 격려도 많이 해줘야하는데 저는 잘못한 부분만을 자꾸 지적을 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저는 그게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하는데. 요즘은 말하는 방식이랄까 그런 게 좀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좀 고민이 되어요.

종관 요즘 아이들은 칭찬을 많이 받고 자라잖아요. 그래서 그런 문화에 익숙한 것 같아요. 같은 말이라도 그런 경우에 “너 왜 그랬어.” 이러는 것보다는 “내가 보기에는 이런 점은 좋은데 이런 부분은 좀 고치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상미 유아 교육에 관련된 책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무조건 칭찬의 말만 하는 것보다는 칭찬과 함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고칠 수 있는 격려의 말도 함께 해주는 게 아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어요,

종관 가끔 김상미 선생님과 일을 하다보면 선생님을 칭찬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요. 나이가 어린 사람이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하는 게 좀 건방져 보일 수도 있을 것도 같고….

상미 저는 연장자가 되었든 후임자가 되었든 잘한 일에 대해선 나도 모르게 칭찬을 하게 돼요. 그러면 대부분 좋아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잖아요(^^).

남희 현장에서 작업을 해보면 대부분의 연출가들이 배우한테 칭찬을 잘 안 해줘요. 예술이라는 것이 사람이 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경지까지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칭찬으로 안주하거나 방심할 수 있어 그러는 줄은 알지만 때론, “잘 했어요” 그 한마디가 배우에겐 정말 필요하거든요. 단편영화를 찍는 경우 감독님이 민 감독님 또래나 그보다 어린 경우도 많아요. 그럴 때 감독님들이 어린 후배들에게는 “이쁘다” “너 화면발 잘 받는다” 라고 말하는데 저한테는 “아 좋습니다” 이런 정도에요. 듣고 있으면 ‘나한테도 저런 말을 해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하며 가끔 질투심이 생겨요. 그런 걸 보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칭찬은 듣고 싶은 것 같아요.

병채 저는 처음 입봉했을 때 연출부도 저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더욱이 저는 영화나 연극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저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런 저의 부족한 부분을 스태프나 배우들이 채워줘야지 그만큼의 작품이 나와요. 그래서 그들에게서 어떻게든 그 부족한 부분을 이끌어내야 해요. 그래서 질책을 하거나 타박하기보다는 북돋는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제가 만약에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현장 분위기 자체가 온전치 못하게 되고, 그걸 다시 돌리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그래서 칭찬할 부분이 있으면 되도록 꼭 해주고 넘어가요.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은 이렇게 조금만 더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한 번만 더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사람의 얼굴도 좌우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아요. 그런 매력을 잘 파악해서 그 부분을 칭찬해 주고 상황에 맞게 이끌어 가려고도 해요. 특히 배우들은 “멋있다” “예쁘다” “잘한다”라는 말이 최고의 칭찬인 것 같아요. 자신감을 심어주니까. 스태프 후배들에게는 감독이기 이전에 선배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려고 하고요.

상미 칭찬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좀 더 친밀하게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도 그 사람이 가진 장점에 대해 많이 말해줘요. 그럼 그 사람들이 좀 더 마음을 쉽게 열고 다가와요. 대신 빈말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해요.

남희 저는 제 자신이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보여지는 이미지가 따뜻함보다는 차가운 이미지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대인 관계도 힘든 부분이 있어요. 오늘 이야기를 하다보니 제게 칭찬을 하는 마음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종관 갑자기 든 생각인데 꼭 칭찬해 주고 싶은데 그 타이밍을 놓쳐서 안타까운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집사람의 미니홈피를 보지 않았다면, 그래서 지금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집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상미 ‘고맙다’‘사랑한다’‘미안하다’라는 말은 될 수 있으면 때를 놓치지 말고, 아끼지 말고, 때가 되면 바로바로 하는 게 행복하게 사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말들의 감동은 오랫동안 이어지니까.

명아 그것도 습관인 것 같아요. 안 하면 항상 때를 놓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최근 2~3년 동안 의도적으로라도 남편에게 칭찬을 많이 해요. 하다보니 정말 그 사람의 좋은 점도 알게 되기도 하고 관계도 좋아지고. 왜 상대방의 나쁜 점은 오래 기억해도 좋은 점은 금방 잊잖아요. 돌아보면 좋은 점도 분명 많았는데 제가 잊고 살았던 거죠.

종관 정말 그래요. 상대방이 나한테 잘해준 기억은 왜 이렇게 유통기한이 짧은 건지. 우리가 서로를 칭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행복이라면, 역시 행복을 찾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오늘 느꼈어요. 그 과정이 좀 어색하고 힘들지라도.

칭찬은 관심이다. 습관이다. 노력이다.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칭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나는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을 발견한 것 같았다. 아니 분명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늘 손꼽아 기다리던 <나는 가수다>를 보지 못한 채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마치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보물이 숨겨진 보물지도를 발견한 것처럼. 그렇게 설레고 멋진 시간이었다.

글 정리_ 임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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