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벗고 밴드 ‘장얼’로 갈아입었다”

입력 : ㅣ 수정 : 2011-06-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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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 2집 발표 인터뷰
장기하, 아니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이 2년 4개월 만에 2집 앨범을 들고 나왔다. 묘하게 변했다. 음악도, 스타일도. 하지만 ‘장얼’만의 특별한 색깔은 여전하다. 묘한 중독성이 있고 듣기 편하다.

2집까지 낸 밴드답게 음악으로만 승부하기 위해 미미시스터즈와 결별했다는 ‘장기하와 얼굴들’ 멤버들이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얼’멤버 이민기, 김현오, 정중엽, 이종민,장기하.   두루두루a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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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집까지 낸 밴드답게 음악으로만 승부하기 위해 미미시스터즈와 결별했다는 ‘장기하와 얼굴들’ 멤버들이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얼’멤버 이민기, 김현오, 정중엽, 이종민,장기하.
두루두루amc 제공

‘장얼’ 마스코트 장기하(29)의 외향도 조금 변했다. 콧수염과 턱수염을 밀었다. 한 5년은 젊어진 듯하다. 지난 9일 공개된 ‘장얼’의 2집 더블 타이틀곡 ‘TV를 봤네’와 ‘그렇고 그런 사이’ 뮤직비디오는 장기하가 직접 연출을 맡았다. 장기하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원컷으로 촬영, 독특한 구성이 화제다.

중독성 있는 손가락 댄스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이에 힘입어 1차 제작분 1만 5000장은 모두 동났다. 발매 첫 날, 각종 음원 및 앨범 판매율 1위도 휩쓸었다. 부랴부랴 1만장을 더 만들었다. ‘장얼’의 얼굴, 장기하를 지난 13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집 나오는 데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닌가.

-원래 데드라인(마감시한)을 정해놓고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1집은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나 혼자 했다. 이 때문에 다른 멤버들로부터 섹션 연주자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멤버 전원이 편곡 작업에 참여했다. 1집에 비해 좀 더 밴드다운 밴드의 앨범이 됐다. 녹음도 합주로 했다. 아무튼, 밴드적인 음악이다. 하하.

→밴드 음악임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을 보니 너무 혼자 주목받는 게 적잖이 부담됐던 모양이다.

-맞다(웃음). 장기하 개인이 아니라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을 주목해달라. 1집 활동 때 공연장에 가면 스태프조차 ‘장기하씨 공연 들어갑니다’ 이랬다. 왜 ‘얼굴들’은 없는 취급을 하는가. 그땐 제가 곡을 혼자 다 만들어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멤버들 모두 기여도가 확실하다. 부탁 하나 하자. ‘장기하와 얼굴들’ 줄여서 ‘장기하’라고 하지 말고 ‘장얼’이라고 해달라.

→2집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인데 장기하면 어떻고 장얼이면 어떤가(웃음).

-솔직히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예상 못했다. 너무 기분 좋다. 1집보다 못하다는 소리만 듣지 말자 했는데….

→뮤직비디오가 장안의 화제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멤버들 중에 뮤직비디오 찍어본 사람이 한 명도 없다. 1집 때는 뮤직비디오 찍을 엄두조차 못 냈다. 우리도 ‘뮤비’ 한번 찍어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장얼’ 음악에 맞는 영상을 만들어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고민 끝에 결국 우리 음악은 우리가 가장 잘 아니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해 보자고 해서 사고친 거다.

→손가락 댄스는 어떻게 나온 건가.

-손이라는 게 보고 있으면 가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손 자체가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전도 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손가락만 나오는 뮤직비디오인가 보다’라고 느끼게 한 뒤 마지막에 멤버 전원이 짜자잔 하고 등장하는 거다. 솔직히 멤버들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우린 밴드니까.

→미미시스터즈(두 명의 여성 백댄서)와 결별했는데.


-의도된 결별이다. 이젠 어떤 정해진 안무를 하지 않아도 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형적인 밴드의 공연을 보여줄 생각이다. 새 멤버(건반 이종민)와 객원 멤버(하세가와 요헤이)가 영입되면서 팀 분위기도 무척 좋아졌다. 음악적으로도 약간 변화가 있다. 건반 사운드가 강화됐다.

→2년여의 공백 기간은 어떻게 보냈나.

-2년을 전부 논 것은 아니다(웃음). 1집 앨범 내고 2009년 한 해는 정말 공연을 많이 했다. 그 전까지는 학생(서울대 사회학과) 아니면 군인이었던 탓에 그렇게 바빠 본 적이 없다. 어느 순간, 패닉이 오더라. 무조건 쉬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쉬다가 작년 7월에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는데 삼손 같은 느낌이 들면서 에너지가 솟구치더라. 그때부터 다시 힘을 내 2집 준비에 들어갔다.

→요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화제인데 출연 의향은.

-글쎄. 일단 출연 제의가 올 것 같지도 않은데? 하하. 지금 멤버들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분들인데 저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등수 매기는 거, 못 견딜 것 같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1-06-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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