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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리 1호기 안전하게 가동하자/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고리 1호기 안전하게 가동하자/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1-05-06 00:00
업데이트 2011-05-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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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의 후폭풍이 거세다. 일본 스스로 자평하기를 100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리히터 규모 9의 대지진이 발생한 탓이다. 지축을 비트는 지진에 머물지 않고 쓰나미라는 후속타로 이어져 원자력 발전소를 물로 삼켜 버렸다. 지금 우리에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비극을 거꾸로 되짚어 무엇이 원인이었고,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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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가장 큰 문제는 방사능 누출과 그 오염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냉각장치가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은 우라늄 원료를 핵분열시켜 거기서 나오는 열을 이용한다. 그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어 고압으로 압축시키고 나서 터빈에 쏘아 발전기를 돌린다. 전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열보다 더 높은 열은 항상 냉각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원자로 연료봉을 녹이고 원자로 내부를 상하게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방사능 누출과 오염이라는 큰 사고에 직면하는 것이다. 지금 일본 원전이 처해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100여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일본은 50여기, 한국도 21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데 원자로 냉각에 실패하면 큰 위험에 처한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과학기술로 안전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공장을 돌려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원자력 역사에 큰 사고로 지목되는 미국의 스리마일 섬과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원자력 안전 가동의 기준과 지표를 한층 강화시켜 주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물이 덮쳤을 때도 비상전력이 무사히 확보되어 냉각장치가 언제든지 가동되어야만 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남겨 주고 있다.

한국의 원자로나 일본의 원자로나 원자로 가동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비상전력이 작동되어 냉각장치가 가동되는 시스템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와 같이 큰 지진과 엄청난 쓰나미가 왔을 때 비상전력장치가 물에 잠겨 모든 전원이 끊어질 줄은 상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시사점은 쓰나미가 덮쳐 물에 잠기면 비상전력만큼은 가동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예방책을 일러준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이 시작되어 30년 설계 시한을 마치고 전반적인 설비 개선과 안전 심사를 거쳐 2008년 1월 9일 재가동된 원자로다. 고리 1호기처럼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계속운전이 허용된 원자로는 미국이 60기, 영국이 8기, 일본이 19기다. 심사준비 중인 원자로도 23기에 이른다. 계속운전을 한다는 것은 내부의 중요시설을 새로운 시설로 교체하고 철저한 안전점검을 거쳐 안전성이 확보되었을 때 계속 가동하는 것이다.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 평가기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권고사항과 미국규제기준을 동시에 적용하여 안전성 평가를 한다. 국가가 믿고 맡긴 원자력 과학 기술자들이 안전하다고 판단을 내려 원전가동의 재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결정과정에 더 높은 과학지식을 갖지 못한 목소리가 국가의 원자력 정책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이용도 있어서는 안 된다.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이 선택한 차선의 에너지원 선택은 원자력이다. 생산비용이 비싼 태양열과 같은 에너지원의 비중도 높여야 하지만 크나큰 한계가 있어 원자력을 안전하게 가동하려는 지혜의 모음이 미래 지향적인 해결책이다.

밤에 인공위성에서 한반도를 촬영하면 한국은 불빛으로 꽃을 피우는데 북한은 평양 한 곳만 반딧불처럼 밝을 뿐이다. 국력의 차이를 실감한다. 올여름 벌써 냉방기기를 어떻게 감당할지 전력부족 사태가 걱정된다. 과학자들이 안전하다고 평가하면 고리 1호기는 가동되어야 한다.
2011-05-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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