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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안동

[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안동

입력 2011-04-24 00:00
업데이트 2011-04-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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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찬스 놓칠세라 아름다운 내 고향

안동, 하면 먼저 역사와 전통학문과 인물이 떠오릅니다. 안동에 사는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여기지만 외부에서도 안동은 역사와 전통학문의 고장으로 대접해 줍니다. 저는 이처럼 자랑스러운 고장에서 나고 자라 사진작가로서 지역의 문화를 개발 보급하고, 보전 전승하는 것을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안동의, 가장 안동다운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내기에 동분서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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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유교문화 사상이 오늘날까지도 잘 보존되어 오고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무의한 지역 중 한 곳입니다. 때문에 관혼상제 등 전통복 차림의 한국인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행사가 여러 차례 열려 전국 사진작가들은 물론 한국의 전통문화와 복식 등에 관심이 많은 내·외국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참가자들 모두 숨을 죽이고 행사를 지켜보며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셔터 찬스를 놓칠세라 바빠지기도 합니다.

특히 안동을 대표하는 안동포는 섬세한 한 올 한 올의 완벽한 대칭과 은은한 색상, 하회마을을 끼고 도는 낙동강 물줄기의 아름다움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통 고가옥(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었기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은 사진작가들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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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고장 안동. 사진 예술성에 앞서 기록성을 중시하여, 저는 시각적·정신적 판단력으로 또 다른 사진의 영역인 시대의 변화와 숨소리, 아우성을 고스란히 전해야 함을 통감합니다. 따라서 작품 하나하나에 차원 높은 창작성을 잘 접목하여 또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오늘도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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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리(鄕里)

ㅁ자 형태의 한옥에 들어오는 햇빛을 이용하여 촬영

- 우리네 어머니들은 집 안의 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장독을 놓았다. 그리고 매일 장독을 닦고, 날씨에 따라 뚜껑을 여닫으며 맛있는 장 만들기에 정성을 쏟았다. 장은 그만큼 그 집안의 모든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식재료이다.

대마 작업

여름날 대마를 베고 있는 모습

- 뜨거운 여름, 안동포의 재료가 되는 대마 베기 작업 중인 두 부부(농부)의 모습이 짙은 초록빛만큼이나 싱그럽고 정겹다. 정성껏 키운 대마 줄기는 찌고 말리기를 반복, 어머니들의 입으로 찢고 무릎 위에서 비벼 가느다란 한 가닥 실로 만든다.

베 메기

삼베를 짜기 전 과정

- 삼베실을 잉아에 걸고 날줄 사이로 씨줄을 던져 바디 내려치기를 몇 만 번. 그제야 겨우 한 필의 삼베가 완성된다. 이른 아침이면 이슬이 방울방울 맺히고, 스치는 바람 붙잡지 않는 거미줄을 닮은 삼베. 안동에는 바람 냄새, 나무 냄새를 담아 정성껏 옷을 짓는 이들이 있다.

만추(晩秋)

하늘은 높고 풍성함을 표현

- 잘 깎아 서까래에 줄줄이 걸어 놓은 곶감과 청명한 가을 하늘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잎을 모두 떨궈 낸 앙상한 감나무에 남은 여남은 개의 감은 먹을 것 없이 긴긴 겨울을 나야 하는 날짐승들을 위해 남겨둔 까치밥. 까치밥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현대인과는 달리 둘레의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네 선조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구성

한옥의 따뜻하고 아늑함을 표현

- 어느 것 하나 인위적인 것 없이 자연의 것 그대로 이용해 만든 우리의 한옥. 사방을 개방한 문 사이로 은은하게 볕이 찾아들었다. 볕이 머무는 자리 마다마다 나뭇결 하나, 흙 한 줌 되살아나 자연의 품에 안긴 듯 따뜻하고 아늑하다.

종부식

종부가 되기 위한 행사

- 전통사회에서는 조상에 대한 봉제사(奉祭祀)가 매우 중요시 되었으므로 그를 주관하는 종가의 위상이 높았으며 책임이나 권한도 막강하였다. 종가의 적장자계인 종손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배우자인 종부도 문중의 대표로서 봉제사와 접빈객 등 종가의 대·소사에 관여하면서 문중에서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존경을 받았다. 그리고 나이가 들고 종가의 웃어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종가의 살림을 도맡는 것은 물론, 부녀자들끼리 친목을 유지하고 경조사를 서로 의논하여 처리하는 등 문중에서의 역할도 컸다.

종부식은 그런 종부가 되기 위한 중요한 행사인 종가의 모든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지고 있다.

임정태·사진작가 임정태는 1946년 안동에서 태어났다. 이후 경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정수미술대전 초대작가를 거쳐 한국사진작가협회 안동지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안동문화원부설 문화학교에서 전임강사(사진)로 활동하며, 임정태 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로는 미주 20회 한국의날 기념초대전 (미주 6대 도시 전시)을 가졌으며, 저서로는 《안동의 문화재》 사진집이 있다.

글·사진_ 임정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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