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때 그자리서 27일만에… 1500여발 ‘가상의 적’ 타격

그때 그자리서 27일만에… 1500여발 ‘가상의 적’ 타격

입력 2010-12-21 00:00
업데이트 2010-12-21 00:3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사격훈련 어떻게 진행됐나

20일 아침, 연평 해병대 대원들은 지난달 23일의 ‘치욕’을 되새기며 K9자주포 사격 훈련 준비를 마쳤다. 자주포를 포상에 전개하고, 포탄을 나르며 먼저 간 고(故) 서정우 하사·문정욱 일병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우리의 위력을 뼛속 깊이 새겨주리라.’고 저마다 다짐했다.

연평도 해병부대원들은 기상점호를 마친 직후부터 차분히 장비를 정비하고, 해상사격훈련구역을 되새겼다. 또 일부는 북한의 해안포 도발에 대비해 포를 북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해무가 걷히기만을 기다렸다.

이미지 확대
휴전선 야간경계 연평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이 실시된 20일 중부전선 최전방 청성부대 장병들이 야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철원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휴전선 야간경계
연평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이 실시된 20일 중부전선 최전방 청성부대 장병들이 야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철원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드디어 오후 2시 30분 정각에 포탄을 쏘아올렸다. 지난달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사격훈련이 중단된 지 꼭 27일 만이다. 꼭꼭 눌러놨던 회한도 함께 실어 보냈다.

이미지 확대
해상사격훈련구역도 그날과 같았다. 연평도 서남방 방향 가로 40㎞, 세로 20㎞로 구분된 지역으로, 북쪽 끝 지역이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지역이다. K9 자주포,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이 일제히 가상의 적을 향해 불을 내뿜었다. 그렇게 1시간 34분쯤 흐른 뒤 사격 종료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쉴 수 없었다. 무기와 훈련 장비를 추스르고 다시 또 기다림을 청했다.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예의주시하며 ‘또 도발해 온다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격훈련은 서해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실시하던 통상적이고 정당한 훈련”이라면서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훈련 사격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마무리 훈련 차원에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당초 오전 11시부터 사격훈련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짙은 바다 안개로 인해 한 차례 훈련 시간을 연기했다. 이후 기상 여건을 살피다가 훈련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 30분쯤 합참 지휘통제실의 통제와 현지 부대장의 의견 조율을 거쳐 훈련 재개 시간을 오후 2시 30분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연평 해병부대는 지난달 23일 K9 고폭탄 등 11종 3657발을 사용한다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로 중지된 K9 고폭탄 4발과 105㎜ 견인포탄 등 대형화기 130여발을 비롯해 벌컨포 및 81㎜ 박격포 등 1500여발을 소비하며 훈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통상적인 사격훈련’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혹시 모를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 대비 전력을 총동원했다.

우리나라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등 한국형 구축함(KDXⅡ·4500t급) 2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원점에 대한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함대지 미사일과 북한의 공중 침투에 대비한 요격 시스템 등이 가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상에선 추가 전력으로 배치된 대포병레이더 ‘아서’(AN/TPQ37)가 북한의 해안포 도발을 예의주시하며 도발에 대비했다.

군은 또 공군 F15K 전투기 편대를 훈련 전후 서해 영공에 전개했다. 대구기지의 전투기들도 비상 출격태세를 유지했다. 앞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이 또 도발해 온다면 도발 원점에 대해 전투기로 폭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F15K에는 사정 278㎞의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슬램이알)과 사정거리 105㎞의 AGM142(팝아이) 공대지미사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정밀타격이 가능한 합동직격탄(JDAM) 등도 장착됐다.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도 이번 훈련을 참관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2010-12-21 3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